"엉뚱한 꿈 꾸는 것도 젊음의 특권"…'참치왕' 92세 동원 회장의 조언

차현아 기자
2026.08.11 10:34
동원그룹의 유튜브 채널 ‘동원TV’ 김재철 명예회장의 영상. /사진=동원TV 유튜브

서울대 농대 장학생 합격증을 쥐고도 부산수산대(현 부경대) 어로과 진학을 택한 학생이 있었다. 1950년대 전쟁 직후, 가난한 소작농의 아들이 내린 결단이었다. "국토가 좁고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는 바다로 가야만 가난을 면할 수 있다." 담임교사의 이 조언이 그의 진로를 바꿨다.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의 바다를 향한 꿈은 그렇게 시작됐다.

동원그룹은 김 명예회장이 청년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담은 영상 시리즈를 10일부터 사흘 간 자사 유튜브 채널 '동원TV'를 통해 공개한다고 11일 밝혔다. 이 영상들은 김 명예회장이 청년들을 대상으로 진행했던 과거 강연과 지난해 4월 출간한 저서 '인생의 파도를 넘는 법'을 바탕으로 한 것이다. 영상은 김 명예회장의 청년 시절을 재현한 인공지능(AI) 콘텐츠도 담았다.

영상에서는 김 명예회장이 서울대 합격을 뒤로하고 배에 오른 청년시절부터 원양어선, 항해사, 선장을 거쳐 동원그룹을 창업하게 된 과정을 풀어냈다.

첫 승선 과정부터 순탄치 않았다. 승선 경험이 없었던 김 명예회장은 '죽어도 상관없다'는 내용의 각서까지 쓰고서야 무보수로 배에 오를 수 있었다. 김 명예회장은 당시를 회상하며 "목표가 있었기 때문에 버틸 수 있었다"고 했다.

김 명예회장은 원양어선 생활 3년 만인 1961년, 23세의 나이로 선장으로 발탁됐다. 남태평양과 인도양에서 참치잡이 어선을 이끌며 '캡틴 J.C. Kim'이라는 별칭도 얻었다.

1960년대 고급 참치 수요가 급증하면서 원양어선들이 태평양에 몰렸지만 김 명예회장은 반대로 인도양 행을 택했다. 인도양은 위험하다는 생각에 사람들이 많이 몰리지 않아 오히려 고기가 많았다. 그의 배는 1965년 인도양에서 10항차 만에 117만달러어치를 수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김 명예회장은 "당연하다고 여기는 것에 '왜'라는 물음표를 붙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김 명예회장은 1969년 동원산업을 창업했다. 동원산업은 식품과 금융, 물류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 현재의 동원그룹과 한국투자금융그룹의 기반으로 성장했다.

김 명예회장이 청년들에게 가장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지금 도전하라'는 것이다. 그는 "젊음은 저축되지 않는다"며 "젊음은 아껴 놓는다고 나중에 꺼내 쓸 수 있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젊었을 때 큰 꿈을 갖고 용감하게 도전해야 한다"며 "현실적으로 가능해 보이는 꿈만 꾸지 말고 때로는 엉뚱한 꿈도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김 명예회장은 교육 분야에 꾸준히 기부해왔다. 지금까지 사재로 출연한 금액은 883억원이다. 각각 카이스트에 603억원, 서울대에 250억원, 한양대에 30억원을 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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