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국립새만금수목원의 가치와 과제

김재현 산림청 산림청장
2019.11.26 05:30

울긋불긋한 단풍이 아름다운 계절이다. 국민 여러분께 잠시 숲의 아름다움을 즐기실 것과 더불어 가을철 산불 조심을 거듭 부탁드린다. 숲과 나무를 찾는 국민이 증가하면서 여기에 어떻게 부응해야 하는지 늘 고민이다.

요즘 우리 국민들은 과거와 달리 산림을 그저 멀리서 바라보는 대상이 아니라 숲을 찾아가고, 거기에서 다양한 체험활동을 통해 자신의 삶을 즐기려는 욕구가 강하다. 일례로 수목원·정원을 찾는 사람이 지난 2006년에는 390만명이었으나 해가 갈수록 그 수가 늘어 지난해에는 1550만명으로 4배가량 증가했다.

'수목원'을 키워드로 빅데이터 분석을 실시한 결과 '힐링'과 '여행', '축제' 등이 연관 단어로 나타나 수목원이 우리 국민의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요소로 자리잡아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외에도 생물신약, 기능성 소재 개발에 있어 중요한 원천인 식물자원을 수집·보전·연구하는 수목원 본래의 기능과 가치도 날로 커지고 있다.

산림청은 이러한 수요와 여건을 고려해 기후 및 식생대별 국립수목원을 조성하고 있다. 지난해 고산식물 보전에 특화된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이 개장한 데 이어 내년에는 도심형 수목원인 '국립세종수목원'이 문을 열 예정이다. 그리고 세 번째인 '국립새만금수목원'은 우리나라 해안도서 식물자원을 중심으로 작년부터 사업에 착수해 설계와 시공을 거쳐 오는 2027년에 개원할 예정이다.

'국립새만금수목원'은 해안도서식물에 중점을 두고 간척지라는 특수 환경에 조성되는데, 이는 세계적으로도 사례를 찾기 어려운 경우이다. 지금까지 해안·도서 식물은 육상식물에 비해 상대적으로 관심과 연구가 미흡해 생태적 특성 등이 덜 알려진 편이다. 하지만 그 잠재력을 감안할 때 국가차원에서 연구 및 보전에 힘써야 한다. '국립새만금수목원'은 여기에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만들어진다.

이러한 당위성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으로 식물이 뿌리를 내리고 자라는 데 있어 간척지 토양의 염분과 해풍은 극복하기 쉽지 않은 장애물이다.

앞으로 설계 등의 과정에서 심도 있는 검토가 필요하겠지만 수목원에 식재되는 식물종의 구성과 배치, 염분 스트레스를 저감하기 위한 최적의 생육관리방안(복토, 관수 등), 단조로운 평지 지형의 단점을 극복하고 관람객의 편의를 증진할 수 있는 관람동선 배치 등에서 얼마나 구체적이고 효율적인 대안이 나오느냐가 '국립새만금수목원'의 성공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산림청을 비롯한 관련 분야의 지혜와 역량을 모아야 할 것이다.

지난 2012년 개장한 싱가포르의 '가든스바이더베이(Gardens by the Bay)' 식물원은 임해매립지에 만들어졌다. 세계 각지의 식물을 체계적으로 수집·전시해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그 위상을 높여가고 있다. 나무를 형상화한 대형 구조물을 활용한 독특한 야경 등으로 연간 600만명 이상이 찾는 대표적인 관광명소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 개발 여건이 우리나라와는 다른 측면이 많지만 시사점이 적지 않다.

한편 새만금은 국가정책상 목적 달성을 위해 환경과 주민 삶에 큰 변화가 있었던 공간이다. 새만금의 성공을 위해서는 시설 인프라 확충도 중요하지만 이곳의 소실된 생태계를 치유하고 누구나 편하게 누릴 수 있는 녹색공간을 만드는 것이 절실히 필요하다. '국립새만금수목원'이 잘 만들어져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이다.

김재현 산림청장./사진제공=산림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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