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은 분명 아는데 이름이 생각나지 않는다. 분명 아는 사람인데 어디서 어떻게 만났는지 기억이 안 난다.
사람들과 대화하다 영화 얘기를 꺼내려 했는데 정작 영화 제목이 생각나지 않는다.
분명 조금 전까지 손에 들고 있었는데 휴대폰이 어디 있는지 없어졌다.
급하게 마트에 왔는데 갑자기 뭘 사러 왔는지 생각이 나지 않는다. .
일상생활에서 건망증 때문에 겪는 이런 일화는 누구나 갖고 있다.
사람들이 잘 잊는 첫째 이유는 집중을 하지 않아서다. 미국 UCLA 장수센터의 이사인 그레이 스몰 박사는 노인들의 소셜 미디어인 그랜드페어런츠닷컴과 인터뷰에서 "우리가 잊어버리는 이유 중의 하나는 그 정보에 의미를 부여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뭔가 의미 있는 것이라면 그건 기억할만 한 것"이라며 "기억하려면 당신이 하는 일에 주의를 기울이라"고 조언했다.
요리를 하다 뭔가 필요해 마트에 갔는데 왜 왔는지 생각이 나지 않는다면 십중팔구 요리하면서 무슨 생각에 골똘히 빠져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요리하다 '어, 이 재료가 없네' 하며 마트에 왔지만 딴 생각을 하느라 필요한 요리 재료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면 충분히 잊어버릴 수 있다.
특히 현대사회는 우리의 정신을 분산시키는 정보와 오락거리들로 넘쳐 나기 때문에 무엇인가를 기억하기가 더욱 힘든 환경이다. 깜박하지 않으려면 중요한 일에 집중하고 덜 중요한 일은 가지를 쳐내듯 정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둘째, 건망증은 노화의 과정이다. 스몰 박사는 "우리의 두뇌도 몸의 다른 부분들처럼 늙는다"며" 두뇌가 늙었다는 증거 중의 하나가 건망증"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이런 정상적인 건망증과 치매는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 둘의 가장 큰 차이점은 빈도와 기능을 수행하는 능력이다.
예를 들어 차를 어디에 주차했는지 잊어버릴 수는 있다. 하지만 일주일에 한 번꼴로 주차한 차를 찾지 못해 헤맨다면 이건 문제다.
우스갯소리로 노인이 택시에 타서 '전설의 고향' 가자고 하면 '예술의 전당'으로 모시고 가면 된다고 하는데 예술의 전당을 전설의 고향이라고 말할 수는 있다. 그런데 예술의 전당이 뭐 하는 곳인지가 기억나지 않는다면 이건 심각하다.
휴대폰을 어디에 뒀는지 깜박하는 것은 일반적인 건망증이지만 예전엔 잘 사용하던 휴대폰 기능이 생각나지 않는다면 문제다.
치매가 우려되는 수준은 아니지만 건망증이 일상생활에 불편을 초래할 정도라면 다음 5가지 방법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첫째, 사람의 이름이나 얼굴을 기억할 때 연관된 이미지를 떠올려 함께 기억한다. 예를들어 이름이 비슷한 유명인과 연결시켜 외우는 식이다.
둘째, 적는다. 해야 할 일만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기억해야 할 사람도 이름과 만난 날, 만난 장소, 나눈 얘기는 물론 연관 이미지까지 적어 둔다. 그러면 다시 그 사람을 만났을 때 기억하기가 훨씬 용이하다.
셋째, 물건은 항상 같은 자리에 둔다. 샤워할 때 안경을 항상 같은 자리에 벗어두고 집에서 휴대폰도 두는 곳을 몇 군데로 정해 둔다. 부엌에서 일할 때는 어디, 안방에서는 어디, 거실에서는 어디, 이런 식이다.
넷째, 물건을 제자리에 둘 수 없다면 물건을 둘 때 혼잣말로 내려두는 장소를 말한다. 예를 들어 "열쇠를 식탁에 올려 놓는다"고 말하는 식이다.
다섯째, 집을 나가기 전에 휴대폰이나 다이어리를 확인한다. 휴대폰이나 다이어리에 약속과 그 날 나가기 전에 반드시 갖고 가야 할 물건을 함께 적어 놓고 현관 앞에서 확인하면 잊어버리고 그냥 나가는 일을 피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