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동일노동·동일임금'이 저출산 해법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
2023.06.15 02:02
채진원 교수

국민의힘이 '동일노동·동일임금제' 관련법 제정에 나섰다. 국회 노동개혁특별위원회 간사인 김형동 의원은 "정규직-비정규직, 원청-하청의 임금격차 해소를 위해 동일노동·동일임금 원칙은 반드시 실현돼야 할 과제"라며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법안에는 '사용자는 동일한 사업 내에 고용형태가 서로 다른 근로자들 간의 동일가치 노동에 대해 동일한 임금을 보장해야 한다'(제6조의2 1항)는 조항을 넣어 고용형태나 근로자의 소속업체, 계약상태 등과 관계없이 '같은 일을 하면 같은 임금을 받아야 한다'는 취지를 분명히 했다. 일단 진보진영과 노동계에서 요구해온 사안을 여당이 추진하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우선 동일노동·동일임금제의 효과에 대해 국민적 공감대를 확대하는 게 필요하다. 이는 저출산을 개선하는 데 특효약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저출산을 개선하기 위해 15년간 280조원을 사용하고도 합계출산율 0.78명이라는 절망적인 성적표를 받았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여러 의견이 있지만 근시안적인 원인진단에 따른 처방 탓이 크다. 상대적으로 경제적 여유가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출산과 육아에 치중한 정책비용을 과다집행했기 때문이지 않을까.

논의 중인 '외국인 가사도우미제도' 역시 약 200만원을 지급할 수 있는 부부에게 유용한 제도지 돈 없는 무직 MZ세대 청년에겐 무용지물이다. 경력단절이 되면 저임금의 비정규직이 된다는 두려움 때문에 여성들이 결혼과 출산을 멀리하고 있지 않은가. 결혼하지 않는 MZ세대 청년이 더 많은데도 그들을 위한 실질정책이 없었던 게 문제다.

우선 그들이 '결혼할 수 있는' 조건이 되도록 직장에서 비정규직이나 여성의 임금차별을 시정하는 동일노동·동일임금제부터 하는 것이 당연했다. 누가 대기업의 정규직 남성처럼 일하면서 소기업의 비정규직 여성처럼 임금을 받고 싶겠는가. 정규직이든 비정규직이든, 여성이든 남성이든 비슷한 일을 하는 경우 비슷한 임금을 받았다면 N포세대라고 자조하는 청년은 줄어들었을 것이다.

MZ세대는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추는 워라밸적 행복을 추구하기에 그런 환경이 안 되면 취업,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하는 성향이 있다. 갑질과 성폭력이 있는 직장, 호봉제와 비정규직이 지배하는 직장이 있는 한 그들의 출산율은 개선되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한국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종사자 특성에 따른 혼인율 및 출산율 비교분석'에 따르면 비정규직과 정규직 차이에 따라 결혼율과 출산율은 큰 차이가 났다. 정규직의 결혼확률은 비정규직보다 1.65배 높았다. 정규직의 출산확률도 비정규직보다 약 1.89배 높았다. 이런 결과들은 저출산에 비정규직 임금차별이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준다.

동일노동·동일임금제는 결혼 이후 출산과 보육에 치중된 근시안적 정책을 취업하고 연애하고 결혼할 수 있는 환경 쪽으로 변경해 비정규직과 여성들의 저임금을 개선해 출산율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기대효과가 큰 만큼 여야의 초당적인 법제화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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