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지부지' LH 개혁, 이번엔 다르다…"주택공급 빨리" 이 대통령 승부수

'흐지부지' LH 개혁, 이번엔 다르다…"주택공급 빨리" 이 대통령 승부수

이정혁 기자
2026.02.12 04:15
[세종=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교육부·국가교육위원회·법제처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5.12.12. photocdj@newsis.com
[세종=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교육부·국가교육위원회·법제처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5.12.12. [email protected]

정부가 LH(한국토지주택공사) 분사를 본격화하는 것은 이재명 대통령의 강력한 'LH 개혁' 의지를 반영한 결과다. 이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기회가 있을 때마다 LH 혁신을 강조해 왔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해 7월 "구조적이고 판을 바꿀 수 있는 큰 규모의 LH 개혁을 염두에 두면서 능동적, 공격적으로 임해달라는 대통령의 주문을 받았다"며 LH 조직 대수술을 예고하기도 했다.

그동안 국토부는 LH 조직 분리 가능성에 대해 일정 부분 거리를 두는 분위기가 강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상황이 달라졌다. 이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국토부 업무보고에서 부채 전담 자회사 설립 등 구체적인 조직 개혁 방향을 직접 제시한 만큼 분사 수준의 대규모 조직 개편이 불가피해졌다.

대통령이 먼저 꺼낸 'LH 부채·자산 별도 관리' 카드…"정권 초 이벤트성 개혁과 다르다"

이르면 다음 달 발표하는 'LH 개혁안'의 핵심은 '토지주택개발공사'와 '비축공사'로의 조직 이원화다. 특히 이번에는 정권 초마다 반복되는 정치권의 개혁 이벤트와 차원이 다르다는 관측이 많다.

현재 LH는 높은 부채 비율 탓에 자금 조달이 쉽지 않은 상태다. 이러한 재무적 한계는 토지 보상과 택지 조성 지연으로 이어진다. 먼저 LH의 재무 여건이 개선돼야만 주택 공급에도 속도가 붙을 수 있다.

LH의 전체 160조원 부채 중 100조원이 공공임대 관련 사업인 만큼 이를 모두 비축공사에 넘기면 재무 구조는 단번에 개선될 수 있다. 공급을 담당하게 될 토지주택개발공사는 이런 재무건전성을 토대로 주택공급에 더 많은 자금을 투입하게 된다. 이는 대통령이 수시로 주문해 온 LH의 역할과 체질의 근본적 개선과도 부합한다.

국토부 안팎에서는 이 대통령의 LH 조직 개혁을 통한 주택공급 의지가 매우 확고하다는 평가다. 이재명 정부의 주택공급 정책은 속도를 강조한다. 2030년까지 매년 수도권 착공 물량을 11만가구 가량 더 늘리는 게 목표다. 하지만 기존의 LH 구조로는 이런 속도를 따라잡기가 불가능하다. 특히 1·29 주택공급 대책에서 발표한 용산국제업무지구와 과천경마장 등 수도권 6만가구 공급에 속도를 내기 위해서는 부채가 없는 새로운 조직인 토지주택개발공사의 출범이 절대적이다.

다만 공공 임대사업을 주관하게 될 비축공사가 부채 부담을 어떻게 감당할지는 숙제로 남는다. 국토부는 지난해 9·7 주택공급 대책을 통해 그동안 LH가 공공택지를 민간에 매각해 주택을 공급하던 방식을 중단하고 앞으로 LH가 직접 사업을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이 대통령이 줄곧 '땅장사'라고 비판한 교차보전 사업 방식을 접겠다는 얘기다. 비축공사의 부채 부담이 빠르게 불어날 수 있는 상황이다.

文, 혁신안과 해체급 조직 분리는 '유야무야'…尹, 카르텔 척결 혁신안도 '용두사미'

정부는 LH가 대내외적 위기에 봉착했을 때마다 분사, 조직개편 등 개혁을 강조해왔다. 특히 'LH 사태'가 터진 2021년 문재인 정부는 '해체'에 준하는 혁신안을 내놓겠다고 공언했으나 아무런 성과없이 흐지부지됐다.

당시에도 △토지와 주택·주거복지를 별도 분리하는 1안 △주거복지 부문과 개발사업 부문인 토지·주택을 동일한 위계로 수평 분리하는 2안 △2안과 같이 분리하되 주거복지 부문을 모회사로, 개발사업 부문을 자회사로 두는 3안 등이 다각도로 검토됐다. 하지만 정권 말기 당정간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결국 없던 일이 됐다.

윤석열 정권은 2023년 국민적 공분을 산 아파트 '철근 누락 사태'에 대한 책임을 묻는 차원에서 고강도 혁신안을 제시했다. 윤석열 정부가 강조한 카르텔 척결 기조와 맞물려 건설 카르텔에 대한 5배 징벌적 손해배상, LH 퇴직자 50%를 재취업 심사 대상에 올리는 전관예우 근절 등이 논의됐지만 실질적인 변화 없이 TF(태스크포스)만 설치하는 수준에 그쳤다.

세종 관가에서는 이번엔 다를 것이라는 관측이 주를 이룬다. 이재명 정부 집권 초기인 데다 대통령이 그동안 LH 개혁을 공언한 것을 감안하면 관련 법 제정 등은 사실상 시간 문제라고 보는 시각이다. 다만 분사에 따른 본사 이전 갈등과 조직 내부 반발 등은 넘어야 할 산이다.

LH 소식에 정통한 관계자는 "LH가 17년 만에 분사를 추진하는 것은 이재명 정부의 주택공급 의지와 맞물린 것"이라면서 "과거 정부에서 반복된 개혁 시도는 선언적 의미가 크지만 이번에는 구체적 실행 대책이라는 점에서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정혁 기자

안녕하세요. 건설부동산부 이정혁 기자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