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이 토지거래허가제(토허제) 해제를 기점으로 달아오르고 있다. 서울시는 토허제가 장기적 측면에서 역할을 다했음을 토로하며 해제했지만 해제 즉시 해당 지역에서 초강세가 펼쳐지는 것을 보면 서울시 입장에선 머쓱할 만한 상황이라고 할 것이다. 토허제가 트리거가 돼 2025년 부동산 시장을 강세로 돌려세울지 여부를 두고 전문가들이 갑론을박을 벌인다. 그러나 필자의 사견으로 이러한 토허제 해제발 주택시장의 강세가 장기화하기 어려운 이유가 존재하는데 그것은 여전히 현 정부의 정책기조가 대출증가율을 경제성장률보다 낮게 유지하는 거시적 안정정책을 유지해서다. 요약하면 가계대출 증가율을 명목GDP 성장률보다 낮게 유지함으로써 부동산 시장의 과열을 막아온 것이 윤석열정부다.
정부는 올해도 60조원 수준의 정책대출을 공급하면서 민간은행의 대출에 대해선 그 한도를 줄여 월 2조원 이하로 유지한다는 전반적인 방침을 정한 듯하다. 그리고 이처럼 가계대출을 관리하는 상태에선 주택 강세장이 장기화하기란 쉽지 않다. 실제 2025년 1월 가계대출이 전달보다 9000억원 줄어 10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했고 시장위축이 따라왔다. 물론 토허제 해제로 2월 이후엔 대출이 증가하겠지만 그 뒤엔 다시 거시안정 관리 속에 잔잔한 시장이 예상된다.
한편 토허제 해제와 초고가 부동산의 신고가에 언론의 관심이 쏠린 사이 현 부동산 시장은 극도로 양극화됐다. 국민주택 평형이 50억~60억원대에 거래됐다면서 부동산카페와 커뮤니티가 난리난 사이에 막상 월세 60만원으로 대표되는 저가 임대주택 시장은 완전히 무너졌다. 가장 극단적 통계가 비아파트의 완전한 월세화다. 2024년 서울의 비아파트 임대차거래에서 월세의 비중이 무려 69%로 역사상 가장 높은 월세화를 기록했다. 5년 평균으로 52%던 것이 3년 만에 69%가 됐는데 과거엔 전세와 월세가 5대5였다면 지금은 3대7이고 체감으론 사실상 비아파트 전세가 사라지다시피 했다는 것이 청년 임차인들이 발언이다. 이렇게 월세로 내몰린 청년들이 주거공간을 찾지 못해 헤매는 데도 정부는 관여를 적극적으로 하지 않고 있다.
대한민국의 주택공급 정책은 토지와 주택을 분리해서 처리한다. 토지를 정부가 공급하고 주택은 민간이 공급하는 시스템이며 이런 형태가 지속됐다. 그런데 민간의 주택매매, 혹은 임대공급이 중고가 주택은 문제 없이 돌아가지만 저가시장은 2022년 하반기 전세대란 이후 사실상 기능이 멈춘 상태다. 즉, 도심의 25평, 34평 아파트 공급은 문제없이 이뤄지고 미분양이 나면 3000가구를 매입하는 등 늘 시장실패에 관여해 이를 살리려고 노력하지만 비아파트 시장에선 이런 면이 나타나지 않는다. 특히 비아파트 전세사기 사건 이후 사실상 비아파트 수급을 챙기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저가 임대차 시장의 수급불안이 언제든 발생할 수 있고 이것이 적체되면 전반적 주거문제 심화로 이어진다. 이럴 때일수록 정부는 저가 임대차 시장에 적극 관여해 기업화를 하든 공공주택을 공급하든 다양한 방식으로 대응책을 수립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