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중동발 리스크가 확대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1500원선까지 치솟았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진행 중이던 2009년 3월 이후 1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섰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기가 현실화하면서 국제유가는 배럴당 80달러를 웃돌고 카타르 액화천연가스(LNG) 시설에 대한 폭격 소식에 유럽 가스 가격이 하루 만에 46% 치솟는 등 에너지 위기가 현실화했다. 여기에 지난 3일 하루에만 외국인 투자자가 코스피 시장에서 5조원 넘게 순매도하는 등 달러 수요가 폭발했다.
한국 경제가 원유 수급 상황에 민감하다는 점이 원화 취약성을 키운 것은 분명하다. 당국으로서도 대외 요인에 따른 환율 상승이라는 이유로 24시간 상황을 모니터링하는 것 외에 뚜렷한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그간 당국이 사실상 용인한 고환율 상황에서 환율 상승이 추가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통화·외환당국은 지난해 말부터 환율이 1400원대 후반으로 치솟자 개인투자자와 연기금의 해외 주식투자, 수출기업들의 환전 유보를 이유로 거론했다. 그동안 통화, 재정정책 등 구조적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도외시한 가운데 환율 취약성이 누적되고 있었다.
당장 당국이 할 일은 시장 패닉을 완화하기 위한 대응에 나서는 것이다. 과도한 원화가치 하락을 정부가 용인하지 않겠다는 신호를 분명하게 보이고 고환율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기업에 대한 지원 창구를 가동해야 한다.
이런 단기적인 대응에 더해 중장기적으로 구조적 취약성을 개선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 3년 7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한미 금리 역전이나 확장적인 재정 정책이 우리의 경제 체질을 위협하고 있지 않은지 재검토하는 한편, 에너지 효율성 투자를 통해 경제의 유가 민감도를 낮춰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