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은행의 대출 건전성에 경고등이 켜졌다. 지난 1분기 기준 5대 지방은행(부산·경남·광주·전북·제주)의 평균 연체율은 1.3%다. 5대 시중은행 평균의 3배 수준이다. 은행권에서 위험 수위로 간주하는 연체율 1% 선을 5개 지방은행 모두가 넘어선 것은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지방은행의 연체율 급등은 인구 감소, 소비 위축 등 지역 경제 침체로 중소기업·자영업자에 집중된 대출 부실이 심화된 것이 일차적 원인이다. 부동산 경기 부진으로 인한 건설사 PF 대출 부실과 담보가치 하락도 겹쳤다. 정부의 포용금융 기조와 고신용자 위주의 시중은행 영업이 맞물리면서 상대적으로 문턱이 낮은 지방은행으로 중·저신용자 쏠림이 심해진 점도 작용했다.
현재 상황은 돈을 더 빌려주거나 만기를 연장해주는 식의 단기 유동성 지원만으로는 타개할 수 없다. 부실 위험을 낮추기 위해 '포용금융'과 '건전성 관리' 사이의 균형을 정교하게 잡는 것이 정부의 최우선 과제다. 취약층을 지원하는 상생금융은 필요하지만 속도와 실적에 얽매여 은행의 부실 대출 위험성을 키우거나 역마진를 강요해서는 안 된다.
금융당국은 대출 한도를 늘려주는 것을 넘어 상환 여력이 한계에 달한 중저신용자와 지방 차주를 위해 실효성 있는 채무조정 프로그램과 상환 부담 완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지방은행의 건전성 위기가 심화되면 '신용 경색'의 악순환에 빠져 지역경제가 더 빠르게 쇠락할 수 있다. 지역 산업의 자생력을 키울 수 있는 거시적인 지원책이 병행돼야 한다.
은행은 충분한 대손충당금 적립과 부실채권 정리로 자산건전성을 선제적으로 방어해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기존의 이자수익 의존 구조에서 벗어나 비이자수익 비중을 늘리고, 지역별 산업 구조와 성장 잠재력에 맞춘 특화 금융을 강화해 중소기업의 성장 전반을 아우르는 '종합 금융 파트너'로 자리매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