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는 언제쯤 살아날까요?"
최근 만난 많은 바이오산업 관계자는 한목소리로 주가를 걱정했다. 올해 코스피지수가 9000을 돌파했지만,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으로 구성한 'KRX헬스케어지수'는 연초 대비 30% 가까이 하락했다.
안정적으로 이익을 내는 기업이라면 단기 주가 흐름에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다. 바이오는 다르다. 당장 돈을 벌지 못하면서 길면 10년 이상 신약 개발을 지속해야 한다. 사업 특성상 자본시장을 통한 자금조달이 필수적이다. 최근의 주가 부진을 심각하게 보는 이유다.
최근엔 초기 단계 바이오 벤처나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줄며 산업 생태계의 하단이 붕괴하는 게 아니냔 우려가 커진다. 주식시장에서 바이오 투자심리가 악화하면서 리스크(위험)가 상대적으로 큰 비상장 신약 개발 기업은 투자받기 더 어려워졌다. 국내 벤처캐피털(VC)의 창업 3년 이내 초기 기업 투자 비중은 2002년 63.5%에서 지난해 14.1%로 하락했다.
K-바이오는 글로벌 시장에서 도약하느냐 마느냐 갈림길에 섰다. 지금은 블록버스터(연간 매출액 1조원 이상의 의약품)의 대규모 특허 만료를 앞두고 글로벌 바이오 시장의 패권 경쟁이 치열한 시기다. 2030년까지 블록버스터를 포함해 약 200개 의약품의 독점권이 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빅파마(대형제약사)는 시장 격변기를 맞아 신약 기술도입과 인수합병(M&A)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신약 허가보다 기술수출 위주로 상업화를 시도하는 K-바이오에 기회가 될 수 있는 환경이다. 한국은 글로벌 빅파마에 혁신 신약 파이프라인을 공급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나라 중 하나다.
중국의 바이오 굴기는 위협적이다. 중국은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투자와 지원, 규제 완화 등을 앞세워 바이오를 빠르게 키웠다. 중국 바이오의 올해 상반기 기술수출 규모는 약 1100억달러(약 150조1500억원)다. 역대 최고 기록이다.
지난해 중국은 혁신 신약 임상시험만 2997건을 수행했다. 전체의 57.5%에 달하는 수치다. 다수 신약 파이프라인의 임상시험 데이터를 앞세워 글로벌 기술수출 거래의 한 축을 차지했다. K-바이오의 글로벌 성장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도약하느냐 마느냐, 갈림길에 선 K-바이오에 지금의 극심한 투자심리 악화는 무거운 짐이다. 각 기업은 연구개발 성과뿐 아니라 엄격한 내부통제와 투명한 소통으로 시장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민간 투자가 어려운 초기 단계 바이오엔 정책자금의 투입을 서둘러야 한다. 바이오 투자심리 회복이 도약의 길로 나아가는 중요한 한 걸음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