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회예산처도 우려한 미래대응기금

머니투데이
2026.11.02 04:00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이신우 신임 국회예산정책처장이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임명동의의 건이 통과된 뒤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6.10.30. jhope@newsis.com /사진=정병혁

사상 최대 규모 '수퍼예산'에 대한 국회 심사가 시작된 가운데, 논란의 핵인 '미래대응기금'의 지속가능성을 두고 국회예산정책처에서도 우려 목소리가 나왔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에 관한 공청회를 기점으로 한 달 간의 예산안 심사에 돌입했다. 본예산 기준 13% 가까이 늘어난 821조 원의 초팽창 예산안을 받아들었다. 민생회복과 성장동력 확보가 시급하다는 정부 설명이다. 하지만 4% 가까운 '깜짝 성장률'의 나라에서 이 정도 초팽창 예산이 불득이한지에 대한 의문이 적잖다. 선심성·낭비성 예산을 가려내야 할 국회의 책무가 그 어느 때보다 무거워졌다.

이에 더해 반도체 특수와 초과세수 덕분에 정부가 신설한 162조 원의 미래대응기금이 과연 온당한 계정인지도 검증 숙제다. 이런 가운데 국회예산정책처가 1일 내놓은 '2027년 예산안 총괄 분석' 자료가 눈길을 끈다. "2029년 이후 미래대응기금 재원으로 활용할 추가 세수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그것이다. 근래 수년 간 세수 추계가 적잖이 어긋났는데 세수 추계가 빗나갈 경우, 미래성장 투자를 약속한 대형기금 사업이 재원 고갈이나 부족으로 중단 또는 표류할 위험이 크다는 우려도 나왔다.

일시적 반도체 세수와 기금에 과하게 기대는 일은 위태롭다는 지적은 일찍이 있어 왔다. 지난달 30일 예산안 공청회에서도 관련 여야 갈등이 재연됐다. 당정이 내세우는 미래대응기금에 대해 야당은 재정건정성과 예산통제권 악화를 초래할 '미래소멸기금'이라고 성토했다. 재정경제부 일각에서도 "돈을 어떻게 쓸까"부터 고민하는 구조라 '미래소멸기금'이라는 비판을 해 왔다.

국회 승인 없이 변경 가능한 기금지출 한도가 30%에 달해 국회 통제가 어려운 '깜깜이 예산'이라는 비판, 청년·성장동력·지방·교육인재 등 기금 지원 범위가 넓은데다 기존 일반예산과 겹친다는 비판도 있다. 선거철 선심성 예산의 '쌈짓돈'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어려운 민생에 재정의 온기가 필요하지만, 과도한 확장재정은 거품경제와 물가상승을 조장할 수 있어 심사숙고해야 한다. 재정의 지속가능성, 성장동력 확충, 잠재성장률 제고라는 전제에 균형있게 비중을 두고 예산 심사에 임해야 한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