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초과세수로 노르웨이 같은 국부펀드를

머니투데이
2026.11.04 04:00
(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 조승래 재경위원장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에서 열린 '미래대응기금 설치 및 운용에 관한 법률안' 제정에 관한 공청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6.11.3/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821조 원에 달하는 내년도 슈퍼예산, 그중에서도 162조 원 규모의 '미래대응기금' 신설을 둘러싼 예산안 국회의 여야 대치가 팽팽하다. 여당은 글로벌 위기 대응과 '국민 모두의 성장'을 뒷받침할 '재정 저수지'라고 주장하고, 야당은 '정권의 쌈짓돈'이자 미래 세대에 부담 떠넘기는 '미래소멸기금'이라고 강력 반발한다. 미래대응기금의 일부 순기능을 살리되 초과세수 상당 부분을 국부펀드로 흡수하는 '기금과 펀드의 공존'이 여권 안에서조차 현실적 대안으로 떠오르는 배경이다.

정부·여당이 주도하는 미래대응기금에 구조적 한계가 있다는 비판은 경제부처와 입법부 싱크탱크 안에서도 나온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예산안 심사 개시 직후인 1일 "2029년 이후에는 초과세수가 생기기 어렵다"는 비관 전망을 내놓았다. 돈을 모으는 일보다 쓰는 일에 치중하는 비대칭 구조라는 우려가 재정경제부 안에서도 나온다. 가령 청년문화예술패스(8000억원) 같은 현금성 사업이 즐비하다.

이에 비해 국부펀드는 장기 투자운용 수익으로 재정을 돕는 형식이라 지속가능성이 크다. 국민연금 같은 연기금에 비해 원리금 반환 압박이 덜해 좀더 유연하고 적극적인 미래 투자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 이미 국부펀드를 도입한 수십 개국 가운데 눈부신 성공사례가 적잖다.

세계 최대 규모의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흔히 대표 성공사례로 꼽힌다. 1969년 북해유전 대박으로 쏟아져 들어온 오일머니를 당장 쓰지 않고 철저한 재정준칙, 정치적 독립성을 바탕으로 수십년 불려 3000조 원 넘는 국가 미래자산을 만들었다. 기근과 전쟁, 금융위기 등 굴곡의 역사로 점철된 아일랜드는 국부펀드 재원을 천수답 세수에 기대기보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일정 비율(0.8%)을 명문화해 꾸준한 성과를 거뒀다.

두 나라 모두 1인당 국민소득 10만 달러 안팎의 최부국 반열에 올랐다. 정부가 올바른 방향을 잡고, 자금 운용은 민간전문가에게 맡기며, 정치가 이래라저래라 하지 않는 투명하고 독립적인 거버넌스가 그 비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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