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맘에게 5월은 유난히 잔인한 달이다. 올해 초·중·고교들이 처음으로 재량휴업일을 정해 단기방학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짧게는 5일, 길게는 10일까지 쉰다.
내수·관광 활성화 차원에서 실시됐다지만 일 때문에 아이를 돌볼 수 없는 워킹맘들의 속은 타들어갈 수밖에 없다. 시댁, 친정식구들부터 학원, 전업주부 친구까지 동원해야 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초등 1년, 6살 아들을 키우는 한 학부모는 4일 두 아들을 시댁과 친정에 각각 맡겼다. 여러 사정상 두 아들을 한 집에 맡길 수 없어서다. 시댁은 강동구, 친정은 강서구에 있어 아이를 맡기고 찾기 위해 남편과 두 시간 이상을 차 안에서 소모해야 했다.
맡아줄 사람이 있는 경우는 그나마 다행이다. 중국에서 시집 와 일가 친척이 가까운 곳에 없는 경남의 한 학부모는 이날 저녁 아이를 집에 혼자 둬야 했다. 시급이 적어 하루라도 쉬면 월급이 100만원이 채 안 되기 때문에 자리를 비울 수 없었다. 평소 아이를 맡기는 학교의 돌봄교실 저녁반도 이 날은 열리지 않았다.
엄마들이 고민에 빠져있을 동안 교육부는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않았다. 관련 통계조차 없다는 기사가 나가자 뒤늦게 "집계자료는 있으나 최종 확인단계를 거치지 못해 공개하지 못했다"고 궁색한 변명을 하기 바빴다.
사실 교육부는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 중심으로 '단기방학' 정책을 발표했을 때 부작용을 우려하며 썩 내켜하지 않았다. 하지만 실시하기로 결정된 이상 좋고 싫고를 떠나 부작용을 최소화 할 적극적인 대책을 고민하는 게 정부 공직자의 도리다.
발동을 건 문체부는 한국관광공사 등을 통해 단기방학과 연계한 관광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등 적극적으로 홍보에 나서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교육부는 강 건너 불 구경 하듯 소극적으로 정책에 임했다. 노동부도 단기방학 기간 동안 기업의 휴일 정책에 대해 손을 놓고 있기는 마찬가지였다. 총리실은 기능을 잃었고 부처들은 엇박자를 내면서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돌아갔다.
취재 중 한 학부모는 "노동절에도 일을 쉬지 못하는 직장이 많은데 단기방학이란 이름을 붙여놓으면 뭐하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정부가 이런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오는 가을 단기방학에는 불만을 줄여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