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자대학교가 20년만에 학부에서 학과 중심 체제로 학사구조를 개편한다. '선(先)입학 후(後)전공'의 학부제와 달리 처음부터 원하는 학과를 선택해 입학하는 학생 수가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이화여대는 학과별 인원을 제한하지 않는 '탄력정원제'를 도입한다. 광역단위(단과대학) 선발 체제를 유지하는 정시모집 입학생은 2학년 때 학과를 정하게 된다.
학과별 정원이 없기 때문에 학생들은 학점에 관계없이 자신이 원하는 학과에 진입할 수 있다. 선택을 받지 못한 학과는 '정원 감축'의 페널티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25일 머니투데이가 입수한 '이화여대 2017학년도 입학전형'에 따르면 이 대학 총 모집인원은 전년도 3035명에서 3008명으로 줄어든다. 이 중 수시모집 선발 비율은 전년도 60%(1863명)에서 70%(2113명)로 늘어난다. 같은 기간 정시모집 비율은 40%(1172명)에서 30%(895명)로 감소한다.
모든 '전공'은 '학과'로 명칭이 바뀌며 수시모집에서는 학과별로, 정시모집에선 단대별로 학생을 선발한다. 단,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 스크랜튼학부, 국제학부 등 7개 학부는 학문의 성격을 고려해 학부 단위 모집을 유지한다.
이에 따라 2017학년도부터는 신입생의 학과 선택권이 대폭 확대될 전망이다. 인문과학대학을 예로 들면 2016학년도까지는 △국어국문학전공 15명 △중어중문학전공 15명 △불어불문학전공 15명 △독어독문학전공 15명 △사학전공 23명 △철학전공 23명 △인문과학부 100명(수시) △인문과학부 108명(정시) 단위로 학생을 뽑는다. 총 440명 중 절반 가량인 208명이 자신의 전공을 2학년 때 정해야 한다.
하지만 2017학년도부터는 수시모집에서 △인문과학부 단위 선발이 폐지되는 대신 △국어국문학과 60명 △중어중문학과 60명 △불어불문학과 40명 △독어독문학과 30명 △사학과 30명 △철학과 30명 등으로 학생을 뽑는다. 정시모집을 통해 인문과학대학으로 입학, 자신의 전공을 2학년 때 정하는 학생은 50명에 불과하다.
단대로 들어온 신입생은 2학년 때 학점에 상관없이 자신이 원하는 학과로 진입한다. 학과별 인원 제한도 두지 않기로 했다. 이에 따라 장기적으로는 인기 학과에 학생이 몰릴 것으로 보인다. 선택을 받지 못한 학과는 정원이 감축된다. 단, 학과별 최소 정원(20명)은 유지하기로 했다.
이화여대의 이 같은 대대적인 학사구조개편은 1996년 이후 20년만이다. 지난해 취임한 최경희 이화여대 총장은 이번 구조개편을 직접 지시하고 진두지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화여대 관계자는 "학과 체제를 탄탄히 한 이번 구조개편안은 학교의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학문 융합 시대에 걸맞은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마련됐다"며 "지난 2월부터 학생과 교수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해 4월쯤 2017학년도 모집안을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제출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