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의 그림자, 62년간 이어온 내 아이 처벌권한 뺏는다

김지훈 기자
2020.06.13 10:30

[MT리포트-아동학대 잔혹사]③ 부모 살해 징역 7년, 자녀 살해시 5년?

[편집자주] 충남 천안에서 9세 어린이가 계모에 의해 여행가방에 갇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남 창녕에서는 부모의 학대를 이기지 못해 집에서 탈출해 가게로 들어가 도움을 청하는 아이가 나오는 등 아동 학대의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집 밖을 나서기 어려운 아이들이 집 안에서 학대의 위험에 노출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아동 피해의 실태와 해결책을 점검한다.
아동학대 / 사진=이지혜 디자인기자

최근 잇따르고 있는 아동학대 사건으로 인해 법무부가 민법 제정 이후 62년 간 이어온 자녀 '징계권' 규정을 삭제키로 하는 등 정부·국회 차원의 각종 대책이 나오고 있다. 법·제도적으로 아동학대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관련 처벌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들이다. 아동 학대를 근절하는데 효과가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친권자, 자녀에 대한 징계권 삭제 추진

13일 정부 부처 등에 따르면 법무부는 아동학대 사건이 다수 발생한 결과 민법상 '친권자는 그 자(子)를 보호 또는 교양하기 위하여 필요한 징계를 할 수 있다'(제 915조)에 나오는 규정을 삭제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징계가 아이에게 신체, 정신적 학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부모가 이를 정당화하는 근거로 오인될 수도 있다는 판단 때문. 이 같은 징계권은 현행 '아동복지법',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아동학대처벌법)' 등이 담고 있는 내용과도 상충된다.

최근 잔학한 아동 학대 범죄가 이어지자 국회 차원에서도 아동 학대 대책이 논의되고 있다.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민법상 징계권 삭제 및 아동을 학대한 부모의 신상 공개, 자녀 살인 시 징역 7년 이상으로 처벌 강화 등을 골자로 한 '아동 지킴이 3법'을 대표 발의했다.

형법상 자기 또는 배우자의 직계존속을 살해한 자에 대해선 7년 이상의 징역에 처벌하도록 규정돼 있지만부모가 직계비속인 자녀를 살해한 경우는 별다른 규정이 없었다. 형법의 보통 살인죄 조항(사형·무기 또는 5년 이상 징역)에 따라 처벌됐다.

10월 아동학대 전담 공무원 두고 현장조사…공적개입 확대

또 지난 3월엔 아동학대처벌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오는 10월부터 기초지방자치단체에서 아동학대 전담 공무원을 두고 현장조사, 응급조치 등 관련 조치를 취할 수 있게 됐다. 기존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민간 상담사 위주로 진행됐던 아동학대 관련 업무 처리에 대한 공적 개입이 확대되는 것이다.

아동보호전문기관이란 학대받은 아동에 대한 발견·보호·치료를 신속처리하고 아동학대 예방을 담당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가 설치하는 기관이다. 통상 설치 주체의 직영이 아니라 민간 위탁 방식으로 운영돼 왔다.

아동학대로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나 아동학대전담공무원의 현장조사에 응하지 않고 거부하는 자는 500만원 이하 과태료를 부과 받을 수 있다. 폭행·협박·위계·위력으로 방해할 경우엔 5년 이하 징역이나 15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그동안 아동보호전문기관에 맡겼던 아동 학대 관련 조사에 대해 기초지방자치단체 권한이 강화되는 것이다.

정부는 피해 아동 보호를 위해 아동학대가 발견되는 즉시 아동을 가정에서 분리하는 제도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 경찰과 지방자치단체, 아동보호전문기관이 합동 점검팀도 구성해 '재학대 발견 특별 수사 기간'을 운영한다.

문재인 대통령도 최근 천안에서 발생한 9세 어린이의 학대 사망 사건과 관련해 "위기의 아동을 사전에 확인하는 제도가 잘 작동되는지 잘 살펴보라"며 정부의 적극 대응을 주문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톨령은 청와대 참모진과 내부 회의에서 "위기의 아동을 파악하는 제도가 작동되지 않아 안타까운 사건이 일어났다"면서 "그 부분에 대한 대책을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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