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심야출입 제한 조치' 첫날 부산 수변공원 가봤더니…"실효성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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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26 07:14

자정 이후 신규 출입제한 및 새벽2시까지 운영 방침 세웠지만
기존 출입자 자유롭게 다니고 밖에선 제한없이 음주 "반쪽 대책"

(부산=뉴스1) 박기범 기자,이유진 기자,노경민 기자

26일 새벽 부산 수영구 수변공원에서 방문객들이 자리를 잡고 술을 마시거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0.7.26 © 뉴스1 노경민 기자

(부산=뉴스1) 박기범 기자,이유진 기자,노경민 기자 = "어차피 놀 사람은 다 노는데, 효과가 있겠어요?"

"접촉시간이 줄어드니 안 하는 것 보다는 나을 것 같아요."

여름철 많은 관광객이 찾는 부산의 랜드마크 '민락수변공원'이 25일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자정 이후 출입금지 및 새벽 2시까지 제한운영을 시작했다.

해수욕장 야간 취식금지 등 정부의 최근 방역수칙에 따라 마련된 조치다.

처음 도입된 제도인 만큼 현장에서 '혼란'이 예상되기도 했으나, 시민들은 새벽 2시가 되자 모두 자리를 떠나면서 우선은 방역당국 방침에 따르는 모습이었다.

다만 실효성을 두고는 의문이 제기됐다. 자정 이후 출입은 금지됐으나, 이전에 출입했던 방문객들은 자유롭게 주변을 다닐 수 있었고, 다른 곳에서 음주가 가능한데 야외 공간인 수변공원의 운영을 제한한 것이 과연 얼마나 효과가 있겠느냐는 지적이다.

25일 오후 11시30분 수변공원 입구에서는 체온체크, QR코드 인증, 방문명부 작성이 차례로 이뤄지고 있었다.

이 절차를 통과하면 방역 담당자가 방문객 손에 ‘도장’을 찍었다. 이 도장은 자정 이후에도 자유롭게 수변공원 안팍을 돌아다닐 수 있는 '인증'이었다.

실제 자정이 되자 새롭게 수변공원에 도착한 방문객들은 공원으로 입장하지 못했지만, 이전에 도착한 시민들은 도장 자국을 보여주며 주변을 자유롭게 다녔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 ‘반쪽짜리’ 대책이란 불만이 나왔다.

수변공원은 자정이 지난 후에도 술을 마시며 웃고 즐기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술을 마시는 자리인 만큼 대부분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고, 한쪽에서 담배를 피우며 침을 뱉는 모습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었다.

술기운에 수변공원 주변 출입을 통제하기 위해 설치한 펜스를 마음대로 넘나드는 모습도 자주 보였다. 한 출입구의 경우 옆문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26일 새벽 부산 수영구 수변공원 입구에서 관할 기관 관계자들이 자정 이후 입구 제한 및 새벽2시까지 운영방침을 알리는 현수막을 들고 있다. 2020.7.26 © 뉴스1 이유진 기자

서울에서 온 A씨는 "12시 전에 들어온 사람은 있을 수 있고, 그 이후에 온 사람은 못 들어오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차라리 다 폐쇄를 하면 모를까 이 조치가 방역에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자정이 되자 출입제한 조치와 함께 수변공원을 비추던 조명들이 꺼지기 시작했다. 방문객의 조기 귀가를 유도하기 위한 수영구가 시행한 조치인데, 계단을 오르내리는 취객들의 안전문제가 오히려 더 위험해 보였다.

관광객 C씨는 "술 취한 상태에서 어두운 곳을 어떻게 걸어다니느냐. 새벽 2시까지 운영한다면 그때까지라도 조명을 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의 친구 D씨 역시 "만약 사고가 나면 누가 책임지겠느냐"며 "조명을 끈다고 조기귀가 할 사람은 몇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벽 1시30분부터는 안내방송과 현장 요원들이 "새벽 2시까지만 수변공원에 있을 수 있다"고 지속적으로 알리면서 본격적으로 귀가를 독려했다.

대부분 시민들은 이같은 안내에 따르며 하나둘 자리를 떠났는데, 새벽2시가 조금 지나자 모든 방문객들은 수변공원을 떠났다.

현장 안내요원 E씨는 "술에 취한 상태에서 반발이 있을 수 있을 것으로 우려했지만, 다행히 안내에 잘 따라와 주신다"고 말했다.

하지만 새벽2시쯤 짐을 정리하던 한 방문객은 "우선은 따르지만,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라며 "술집에서 더 늦은 시간까지 술을 마시는 사람들이 많다. 오히려 수변공원은 야외공간이라 더 안전할 것 같다. 이해되지 않는 조치"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일부 시민들은 새벽2시 자리를 떠나면서 쓰레기를 치우지 않아 눈쌀을 찌푸리게 했다.

26일 새벽 2시가 지난 부산 수영구 수변공원 현장. 이날부터 수영구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수변공원 운영시간을 새벽 2시까지로 제한하면서, 현장에 있던 시민들이 쓰레기를 치우지 않은 채 급하게 자리를 떠난 곳을 안내요원들이 지나가고 있다. 2020.7.26 © 뉴스1 노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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