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뉴스1) 박아론 기자
(인천=뉴스1) 박아론 기자 = 소년체전 인천 대표였던 유망주인 중학생 선수를 상대로 무려 10kg이상(최고 4급 체급차) 차이나는 소속 관원들과 잇따라 스파링을 시켜 치명상을 입히고도 13분간 방치해 더 이상 운동을 할 수 없도록 그 꿈을 좌절시킨 킥복싱 체육관장에게 금고형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인천지법 형사11단독 김이슬 판사는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기소된 킥복싱 체육관장 A씨(29)에게 금고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했다고 1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7월4일 오후 9시39분께 인천 서구 한 상가건물 내 킥복싱 체육관에서 B군(14)에게 3~4급 체이가 나는 2명의 선수들과 잇따라 스파링을 시켜 수차례 머리를 맞아 쓰러지게 한 뒤, 13분간 방치해 8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외상성 경막하 출혈의 상해를 입힌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이날 소속 관원이 아닌 계양구 모 체육관 소속인 B군을 자신의 체육관으로 불러들인 뒤, 혼자서 온 B군에게 소속 관원들을 상대로 스파링을 시켜 B군을 다치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당시 서구 모 체육관 운영 관장이었다.
그는 통상 다른 체육관 관원들과 스파링을 할 경우 상대 선수가 소속된 체육관장과 협의해 선수의 기량, 체중, 건강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고 위아래로 1체급(5kg)이 넘지 않도록 선수를 선발해야 했다.
그러나 A씨는 3~4급 차이가 나는 선수 2명과 B군을 대결시켰다.
또 대한복싱협회 규칙에 따르면 중학생 선수의 스파링의 경우, 1분 3회, 라운드간 1분 휴식을 줘야 하고 하루에 2회 이상 하지 않도록 해야 했음에도 규정을 무시하고, 1명의 선수를 상대로 라운드 당 3분씩 3라운드의 스파링을 하게 한 뒤, 4분의 휴식 뒤 또 다시 스파링을 하게 했다.
이후 A씨는 B군이 두부를 수차례 맞아 쓰러졌음에도 곧바로 응급실로 후송하지 않고 13분 동안 체육관 바닥에 누워있게 해 시간을 지체해 두개골 절제술 및 혈종 제거술 등의 응급수술을 받도록 한 것으로 확인됐다.
B군은 소년체전 인천 대표로 선발될 정도로 우수한 선수였으나, 이 사건으로 더 이상 운동을 하지 못하게 됐다.
A씨는 재판에 넘겨져 B군이 엘리트 선수이고, 상대한 관원들은 이제 막 운동을 배우기 시작해 B군의 기량이 체중차이를 압도할 만큼 뛰어났다는 등 주장으로 범행을 부인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규정을 무시한 채 무리하게 스파링을 시킨데다, 상해의 위험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음에도 위험 방지를 위한 조치를 하지 않은 점 등 여러 사정에 비춰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우수한 선수였으나, 이 사건으로 중한 상해를 입어 더 이상 무리한 운동을 할 수 없게 됐다"면서 "다만 피해자 측이 제기한 민사소송에서 조정이 성립돼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3400만원을 지급했고, 가족이 더 이상 피고인의 처벌을 원치 않는 점, 고의범이 아닌 점 등에 비춰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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