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철폐와 성장 담론을 중심으로 광폭 경제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 육성을 위해 500조원 규모의 '다시 성장(KOGA) 펀드' 조성을 제안했다. 여권 유력 잠룡으로서 '다시 성장'(KOGA)이란 비전을 제시한 데 이어 경제 이슈를 확실히 선점하겠다는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
오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지금이 바로 대한민국의 미래 산업 경쟁력을 결정할 골든타임"이라며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 첨단산업을 위해 500조원 규모의 '다시 성장(KOGA) 펀드'를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AI, 반도체, 양자, 바이오, 핵융합발전, 우주 산업 등 미래 전략산업에 대한 과감한 투자 없이는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며 "현재 우리 정부의 연구개발(R&D) 예산은 약 29조 6000원에 불과하고 선도형 R&D 지원 예산도 4조 3000억 원으로 매우 부족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오 시장은 "중국은 2030년까지 AI 산업에 1900조원을 투자할 계획이고 미국 역시 AI 인프라에 700조원을 투입한다"며 "영국의 인내자본, 이스라엘의 시티즌펀드처럼, 우리도 장기적 안목을 가지고 선순환 투자를 해야 한다"고 썼다. 이어 "국부펀드를 활용한 대규모 펀드를 조성하, 민간과 함께 투자 리스크를 분담하며 혁신기업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며 "한국의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국가는 과감하고 선제적인 투자자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지난 4일 '기업 중심 성장 지향형 규제 개혁' 포럼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MAGA'(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구호를 연상시키는 'KOGA'(Korea Growth Again·다시 성장)를 경제 비전으로 제시하고 국가적 차원의 첨단산업 R&D 투자와 규제 개혁을 제안했다.
서울시 차원의 신성장산업 육성과 AI 혁신도시 구축 작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시는 이날 올해 첨단기술 '서울형 R&D 지원'에 역대 최대 규모인 410억원의 예산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지난해보다 12% 늘린 것으로 혁신 기술 발굴과 개발·실증·시장진출 등 전 과정을 전폭 지원한다.
'서울형 R&D 지원사업'은 미래 선도산업 R&D 분야의 서울시 대표 정책으로 2018년부터는 AI·바이오·양자기술·로봇·핀테크·창조산업 등 6대 신성장산업 기술개발과 실증 R&D 기술사업화를 중점 지원해왔다.
주용태 서울시 경제실장은 "인공지능을 비롯한 딥테크(Deep Tech·근본 혁신기술) 이제 세계 경제와 산업의 미래를 이끌어가는 핵심 기술"이라며 "서울이 기술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AI 혁신도시'로 거듭나 수많은 유니콘 기업이 탄생할 수 있도록 R&D 분야에 전폭적인 지원을 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