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나가야 해요." "안 갈래요."
지난 7일 오후 3시. 서울 동작구에 있는 서울형 키즈카페 시립 1호점에서 '모두 제자리, 모두 제자리' 노래가 나오자 4세 준우가 토라졌다. 이용시간이 끝났지만 준우는 집에 가고 싶지 않았다. 1주일에 두세 번 키즈카페에 오면서도 이용시간이 끝날 때면 항상 아쉬워했다. 서울형 키즈카페 중에서도 시립 1호점처럼 지하철역과 가깝고 주차가 편한 곳은 예약이 어렵다.
서울시가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고 보호자도 즐기며 쉴 수 있는 서울형 키즈카페를 대폭 확충한다. 시가 운영하는 공공 실내놀이터인 서울형 키즈카페는 2022년 5월 1호점 개관 후 지난 9월 기준 120만명 넘는 이용객이 다녀갔다.
현재 176개 서울형 키즈카페가 있지만 주말에는 예약이 어려울 정도로 인기가 많다. 자녀와 함께 동작구 시립 키즈카페를 찾은 정선화씨(41)는 "아이 혼자 데리고 오면 계속 놀아줘야 하는데 같이 오면 친구끼리 놀아서 부담이 덜하다"고 했다. 정씨는 같은 유치원에 자녀를 보내는 엄마 3명과 키즈카페에 왔다. 이날은 태권도도장도 쉬는 날이다.
정씨는 "아이가 유치원 끝나고 태권도를 안 다녀오면 에너지가 많이 남아서 쉽게 잠들지도 않고 짜증을 내기도 한다"며 "아이의 컨디션이 안 좋은 날에는 밖에 나가 놀게 하기도 어렵다"고 했다. 가까운 곳에 마땅한 놀이터를 찾기도 어렵지만 비가 오거나 날이 춥거나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어렵게 찾은 놀이터에 아이를 보낼 수도 없다.
조혜은 서울형 키즈카페 시립 1호점 센터장은 "요즘은 아버지들도 아이를 데리고 키즈카페에 많이 온다"며 "평일 오전에도 아이와 함께 키즈카페를 찾는 아버지끼리 인사를 하며 친해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양육자가 함께하지 못할 땐 보육교사 등 자격을 갖춘 전문 돌봄요원이 아이를 돌봐주는 '놀이돌봄서비스'도 운영한다.
시립 1호점에서는 이날 목각인형 놀이를 제공했다. 어린이들이 손에 색연필을 쥐고 독일 목각인형을 칠하는 놀이다. 서울형 키즈카페는 지점별로 외부강사 활용 등을 통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추가비용 없이 제공한다.
7세 딸을 데리고 키즈카페를 찾은 한 시민은 "사설 키즈카페에서는 클레이 활동만 하나 하려고 해도 2만원 이상의 추가비용을 내야 한다"며 "서울형 키즈카페를 예약하지 못해서 사설 키즈카페에 갈 땐 활동비용과 음료 등 음식 비용까지 해서 7만~8만원을 쓰기도 한다"고 말했다.
서울형 키즈카페는 아동 1인당 비용이 5000원이다. 보호자는 무료입장이다.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거나 학교를 다니는 서울생활권자도 이용할 수 있다. 두 자녀부터는 다둥이로 분류돼 공짜로 이용할 수 있다. 다만 다둥이 혜택은 서울시민에게만 적용된다.
새로운 공간과 장난감은 아이들이 소근육을 훈련하고 눈과 손의 협응력, 공간지각능력 등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 어린이집 교사들이 익숙한 공간을 벗어나 키즈카페를 찾는 이유다. 이날 오전 서대문구의 한 어린이집에선 20여명의 원아와 인근 북가좌동에 있는 서울형 키즈카페를 찾았다.
어린이집 교사 이형원씨(28)는 "아이들은 공간인식이 달라지면 같은 놀이를 해도 새롭게 인식한다"며 "어린이집에서는 1~3분 정도 집중하던 4세반 아이들이 키즈카페에 와서 새로운 클레이와 색칠도구를 가지고 놀면 집중력이 5분까지 늘어나기도 한다"고 했다.
콘셉트도 다양해진다. 정원 콘셉트의 '서울식물원점', 높은 층고를 활용한 클라이밍 특화 키즈카페 '서울 가족플라자점', 스포츠 콘셉트의 '목동야구장점' 등이 내년에 문을 열 예정이다. 야외공간을 활용한 '여기저기 서울형 키즈카페'도 확대운영한다. 시민 누구나 생활권 내에서 마음껏 뛰어놀게 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