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의 지방 균형발전 전략인 '5극 3특' 목표 아래 행정통합이 급물살을 타고 있지만, 교육 분야에서는 특수목적고등학교나 의대 설립 등 수월성 교육이 강조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행정통합 이후 재정배분이 조정되면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급감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박수정 충남대 교육학과 교수는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최된 제1회 교육정책포럼 '초광역 행정체제 전환 속 교육분권·자치의 방향과 대안'에서 "행정통합안을 살펴보면 영유아부터 초중고, 대학까지 시장과 교육감의 권한이 커진다"며 "인재들의 지역정주에 대한 고민보다 숙원사업이 반영돼 있다"고 꼬집었다. 이번 토론회는 고민정 교육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와 한국교육행정학회 등이 주최했다.
정치권에서는 최근 대전과 충남을 통합하는 대전충남특별법, 광주와 전남을 통합하는 광주전남특별법, 대구와 경북을 통합하는 대구경북특별법 등이 발의된 상태다.
세 법안에는 각각 △영재학교 설립과 운영의 특례 △특수목적고등학교 설립 또는 운영에 관한 특례가 포함돼 있다. 대전은 외국인학교 및 국제학교 설립·운영 특례가, 광주는 외국교육기관 설립·운영에 관한 특례가, 대구는 국제고등학교 설립운영에 관한 특례가 들어있다. 대전에는 의대 및 과학기술의학전문대 설치에 관한 특례도 있다.
박 교수는 "지역에 가장 많이 남는 학생들은 특성화고와 일반고"라며 "반면 서로 다른 시도의 지역적 차이나 다문화 교육 등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낮다"고 말했다.
김용 한국교원대학교 교수도 "특구가 많아지면서 초중등교육법이 적용되지 않는 학교가 많아지고 있다"며 "자율학교는 현재도 전체의 25% 수준인데 통합 이후에는 급속히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자율학교는 교육감이 교육과정을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학교로 일부 고등학교의 경우 의대나 명문대 입학 성적을 홍보로 삼기도 한다.
김 교수는 행정통합 이후 교육재정이 급속히 축소될 가능성도 지적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행정통합시 국세와 지방세 비율을 현재 75대 25에서 65대 35로 배정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김 교수는 "이 경우 2024년을 기준 지방세는 114조1000억원에서 157조6000억원으로 늘어나지만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68조9000억원에서 60조9000억원으로 줄어든다"며 "정부의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도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교원단체들도 현장의 의견 수렴 없이 법안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관계자는 "특목고 등 무분별하게 교육감의 권한을 준 부분은 삭제돼야 한다"며 "지역살리기라고 하지만, (특목고가) 정주인구를 늘린다는 실질적인 자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이날 토론회에 참석해 "행정통합으로 새로운 기회와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줄 수 있다"며 "이날 논의를 바탕으로 통합교육감 선출, 재정 지원 등 행정통합을 세밀히 지원하고 지역과 밀착한 교육자치를 실현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고 의원은 "민주당에서도 (행정통합의) 모태가 될 수 있는 법안을 마련하고, 각 지역의 특색을 어떻게 살릴지 고민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의견을 논의해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