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개 문항 통째 교체… '불영어' 불렀다

황예림 기자
2026.02.12 04:00

2026학년도 수능 점검 결과
재출제 비율 42% 달해, 검토위원들 점검시간 부족 원인
교육부, 현직교사 출제 확대… AI지문생성 등 대책 마련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 영어영역의 1등급 비율이 역대 최저를 기록하며 이른바 '불영어' 논란을 빚은 데는 대규모 문항교체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45문항 중 19문항이 교체되면서 난이도를 충분히 점검할 시간이 부족했다는 분석이다. 교육부는 영어영역에 교사 출제위원 비중을 확대하고 영역별 문항을 재점검하는 위원회를 통합·신설해 난이도 관리체계를 강화할 방침이다.

2026학년도 수능 국어·영어·수학의 교체된 문항 수/그래픽=김지영

◇출제위원에 교사 비율 낮아=교육부는 11일 2026학년도 수능 영어 난이도 관리실패에 대한 점검결과와 함께 안정적인 수능출제를 위한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점검결과 영어는 전체 45문항 중 19문항이 교체돼 약 42%가 바뀐 것으로 집계됐다.

국어가 45문항 중 1문항(약 2%), 수학이 30문항 중 4문항(약 13%) 교체된 것과 비교하면 영어의 변경 폭은 두드러진다. 여기서 문항교체는 질문·지문·선지가 일부 수정된 수준이 아니라 사실상 새로 출제된 것에 가까운 전면적 변경을 의미한다.

막판까지 이어진 잦은 문항교체로 인해 난이도를 충분히 가다듬을 시간이 부족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수능에서는 검토위원의 전반적인 점검이 끝난 이후에도 문항교체가 빈번하게 이뤄지면서 점검기구 차원의 재점검이 충분히 이뤄지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영어영역에서 교사 출제위원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았던 점도 난이도 조절을 어렵게 한 요인으로 지목됐다. 2026학년도 수능에서 영어 출제위원의 교사 비중은 약 33%로 전과목 평균(약 45%)에 비해 낮았다. 영어는 지문을 새로 작성하기보다 외부자료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아 원전을 읽고 발췌·구성하는 데 강점을 지닌 교수의 참여비율이 높았던 탓이다. 교수와 달리 현장에서 학생을 직접 지도하는 교사는 수험생이 체감하는 난이도를 정확히 파악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출제권한을 쥔 교수진의 전문성과 판단이 우선시되는 구조 속에서 후속 점검단계의 조정기능이 기대만큼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문항 점검위원회' 통합 신설=교육부는 난이도에 대한 정확한 판단을 위해 앞으로 영어 출제위원 중 교사 비중을 5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또 출제·검토 이후 단계에서 운영되던 여러 점검기구를 통합해 '영역별 문항 점검위원회'를 신설키로 했다. 동시에 점검위원회의 의견이 실질적으로 반영되도록 절차적 장치도 보완할 방침이다.

출제지원 체계의 기술적 보완도 추진된다. 교육부는 'AI(인공지능) 활용 영어지문 생성시스템'을 개발해 출제 소요시간을 줄이고 AI를 활용한 난이도 예측과 유사문항 탐지기능까지 확대적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한 ISP(정보화전략계획) 수립을 올해 3월까지 한 뒤 내년에 치르는 2028학년도 모의평가부터 AI 영어지문 생성시스템을 시범운영할 예정이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안정적인 수능출제는 신뢰받는 대입환경 조성의 핵심"이라며 "이번 개선안을 통해 예측 가능하고 신뢰받는 수능체계를 구축해 공교육 안에서 노력한 학생들이 공정하게 평가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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