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담금은 높게, 보상금은 낮게?…권익위 "같은 기준 적용해야"

황예림 기자
2026.02.23 10:56
/사진=국민권익위원회

행정기관이 같은 토지를 두고 개발부담금은 높게, 보상금은 낮게 책정한 사례와 관련해 과도하게 부과된 부담금이 조정될 전망이다.

국민권익위원회는 개발부담금과 토지보상금을 산정하면서 서로 다른 표준지를 적용해 토지 소유자 A씨에게 손해가 발생한 사안에 대해 두 금액을 동일한 표준지를 기준으로 다시 계산하라는 의견을 해당 지방자치단체에 제시했다고 23일 밝혔다.

임야 2필지를 소유한 A씨는 2010년 이 땅에 근린생활시설 2개 동을 지었다. 당시 관할 지자체는 인근 '토지 1'을 표준지로 삼아 개발부담금 8억원을 산정해 A씨에게 통보했다.

이후 2018년 5월 A씨의 토지가 산업단지 조성사업에 포함되면서 보상금이 산정됐는데, 이때 지자체는 개발부담금을 계산할 때와는 다른 '토지 2'를 표준지로 적용해 보상금을 책정했다.

A씨는 개발부담금을 부과할 때는 공시지가가 높은 표준지를 적용하고 보상금을 산정할 때는 공시지가가 낮은 표준지를 적용해 결과적으로 보상금이 지나치게 적게 책정됐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이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자 A씨는 권익위에 고충민원을 냈다.

권익위의 조사 결과 두 표준지는 도로 접근성과 이용 현황이 크게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A씨의 토지는 왕복 2차선 도로에서 약 350m 떨어져 있는 데 반해 개발부담금 산정 기준이 된 '토지 1'은 주도로와 바로 맞닿은 상업용지였다. 또 보상금 산정에 적용된 '토지 2'는 주도로에서 약 180m 떨어진 주거용지였다.

권익위는 두 표준지의 2010년 기준 공시지가가 2배 이상 차이 나면서 개발부담금은 높게, 보상금은 낮게 계산됐다고 봤다. 권익위는 △보상금은 이미 법원 판결로 확정된 점 △두 표준지의 여건 차이가 커 객관성과 정당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점 △부담금은 높게, 보상금은 낮게 산정되도록 기준을 달리 적용한 것은 공정한 평가로 보기 어려운 점 △연체 가산금까지 더해져 과도한 부담이 발생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

권익위는 보상금 산정에 적용된 표준지를 기준으로 개발부담금을 다시 계산해 부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해당 지자체도 국민권익위 판단이 객관적이고 합리적이라며 이를 수용하기로 했다.

김남두 권익위 고충민원심의관은 "사유재산에 대한 평가는 보상 목적이든 과세 목적이든 동일한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며 "앞으로도 공정한 기준에 따라 국민 재산권을 보호하고 과세에 대한 신뢰를 높이기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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