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카츄부터 무신사까지 167개 정원 서울숲에…서울정원박람회 180일간 열린다

정세진 기자
2026.05.03 11:10

서울시, 오는 1일부터 10월 27일까지 180일 동안 서울숲서 '정원박람회' 개최
국제 조경가 佛 알리 바바·韓 이남진 작가 등 참여
서울류(流) 주제로 기업·지자체·기관 등 50여개 기부정원 구성

서울 성동구 서울숲에서 1일부터 열리는 '2026 서울국제정원박람회' 작품 중 하나인 포켓몬팝업정원./사진=머니투데이 정세진 기자

'핫플' 성수동 인근 서울숲에 축구장 12개 규모의 정원이 들어섰다. 서울시가 2026 서울국제정원박람회를 개최하면서 한강 축을 따라 성동구, 광진구로 이어지는 '정원 벨트'를 조성했다. 이달 1일부터 180일간 열리는 이번 박람회를 위해 시는 기업·기관·지자체·학생과 시민과 함께 서울숲을 167개 정원으로 꾸몄다.

3일 서울시에 따르면 '2026 서울국제정원박람회'는 개막 첫날인 1일 30만명이 넘는 관람객이 다녀갔다. 서울숲에 25만1813명, 성수동 성수수제화공원에 5만4735명 등 총 30만6548명이 방문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보라매공원에서 개최된 행사의 개막일(5월 25일) 방문객 18만3448명을 크게 웃도는 기록이며, 지난 10차례의 박람회를 통틀어 가장 많은 첫날 방문객 숫자다.

서울숲에는 프랑스 출신 글로벌 조경가 앙리 바바 등이 참여한 초청정원과 국제공모를 통해 선정한 5개 작가정원, 기업·기관이 참여한 50개 기부정원이 조성됐다. 167개 정원을 관통하는 올해 박람회의 주제는 '서울류(流)'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박람회 총감독을 맡은 김영민 서울시립대 조경과 교수는 "박람회 개최 위치를 성수동 옆 서울숲으로 정한 이유는 주제를 글로벌하게 잡기 위해서"라며 "성수동을 찾는 외국인들과 해외의 이목을 끌고자 K컬처를 반영한 글로벌한 주제를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에 따르면 서울류의 아이디어는 1980년대 홍콩 영화와 대중문화가 아시아 지역에서 크게 유행했던 현상을 뜻하는 용어인 항류(港流)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한류나 일류처럼 특정 국가의 문화가 해외로 전파되는 흐름의 시초격이다. 당시 홍콩의 유명 배우들은 미국 헐리우드 영화에 출연하기도 했다.

김 감독은 "항류의 시작인 홍콩도 하나의 도시"라며 "서울류는 서울의 트렌드와 흐름을 공간적으로 구현한 것"이라고 표현했다. K팝 데몬헌터스 등이 세계적 인기를 끄는 상황에서 서울이라는 도시의 트렌드가 세계적으로 전파되는 흐름을 정원이라는 공간을 통해 구현하고자 노력했다는 것이다.

서울 성동구 서울숲에서 1일부터 열리는 '2026 서울국제정원박람회' 작품 중 하나인 류의 근원. /사진제공=서울시

기업과 기관 등은 각자의 방식대로 서울류를 해석해 정원을 꾸몄다. 공모정원 중 한 곳인 '류(流)의 근원은 '한양의 산'을 소재로 삼았다. 문성혜, 김승수 작가는 이 정원을 "북한산 둘레길과 남산 하늘숲길에서 만날 수 있는 자생종을 활용해 산에 올라 시를 짓거나 노래를 부르던 한양사람들의 멋의 근원을 상상할 수 있는 정원"이라고 소개했다. 벤치 뒤에는 한양도성을 형상화한 회색 돌을 쌓아 한양의 산을 구현했다. 나물로 먹거나 약으로 쓰는 식물들도 식재했다. 작가들은 "우리는 왜 식물과 더불어 살아야하는지 어떻게 공존할지 묻게 되는 관점을 제시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박람회에는 지난해 경북 의성과 안동에서 발생한 산불로 피해를 입은 나무도 다수 활용했다. 화장품 브랜드 '클리오'가 만든 K-뷰티 가든' 내부에는 조선시대에 심어진 150년된 나무의 뿌리가 전시됐다. 안동 산불로 불에타 죽은 나무의 뿌리를 그대로 보존해 옮겨왔다. 기후위기 시대 자연 회복의 메시지를 담았다는 설명이다. 작품을 설치한 오준식 작가는 "안동 화회 마을이 불타기 직전에 비가 와서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라며 "산불 이후 재를 딛고 다시 피어나는 생명의 회복을 담아 표현했다"고 언급했다.

서울 성동구 서울숲에서 1일부터 열리는 '2026 서울국제정원박람회' 작품 중 하나인 클리오의 K-뷰티 가든. 작품을 설치한 오준식 작가가 관련 설명을 하고 있다. /사진=머니투데이 정세진 기자

무신사와 삼표산업 등 성수동과관련 기업도 정원을 만들었다. 붉은 벽돌로 유명한 성수동을 본따 무신사는 벽돌로 꾸민 '브릭가든'을 조성했다. 성수동 공장 부지 이전을 결정한 삼표산업은 빛과 바람, 습도에 따라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풍경을 담은 정원을 조성했다. 김성보 서울시장 권한대행은 "서울시는 이번 박람회를 통해 서울숲과 성수 일대를 정원 도시로 브랜드화할 것"이라며 "시민과 관광객 모두 일상에서 정원을 즐기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시는 180일간 열리는 박람회 기간 동안 관람객을 위해 △서울숲 내부 정원 둘러보기 △서울숲과 성수동 연계 관람 △작가 도슨트 △ 교통약자 동행 등 관람 편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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