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개최 예정이었던 서울한강울트라마라톤 대회가 잠정 연기됐다. 대회를 승인했던 서울 동대문구가 행사 승인 취소 결정을 내리면서다. 서울시도 "서울한강울트라마라톤의 경우 한강공원의 사용 승인을 받지 않은 대회"라며 "강행할 경우 형사 고발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서울한강울트라마라톤 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 측은 "이번 사태를 초래한 행정기관의 위법한 처분에 대해 강력한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반발했다.
서울시 등에 따르면 한강울트라마라톤 대회가 열릴 이날 오후에는 시가 주최하는 '드론 라이트쇼'가 진행된다. 약 3만명의 관람객이 예상되는 가운데 운집한 인파 사이로 약 1500여명의 마라톤대회 참가자들이 달리면서 안전사고가 우려되자 시가 대회 취소를 요구했다.
시 관계자는 "연간 한강공원에서 마라톤 대회 개최를 신청건수만 100여건에 이른다"며 "올해 한강공원 사용을 위해선 지난해 신청 접수 기간이 있었는데 그 시점에 이번 대회 조직위 측에선 신청하지 않았다"이라고 말했다.
조직위 측은 마라톤 코스 중 약 10㎞ 구간을 한강공원을 가로지르게 구성했다. 시에서 미승인 대회라고 공지하자 "시민의 자유인 통행의 자유를 침해하는 행정 편의주의"라며 "시가 직권남용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주최 측이 직권남용을 주장하며 대회를 강행하려 한 배경에는 현행 법의 사각지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행 국민체육진흥법은 1000명 이상이 참여하는 옥외 체육행사의 주최 측이 안전관리계획을 세우도록 규정할 뿐이다.
안전관리 계획을 지자체에 신고할 의무가 없다. 신고 의무가 없어 전국 각지에서 열리는 체육 행사 개최 규모와 현황을 파악할 수 있는 정부 기관도 없다. 담당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는 주최자가 안전사고 발생에 대비해 가입하는 스포츠안전재단의 공제보험(주최자배상책임공제) 가입 정보를 통해 부분적으로 개최 규모와 사고 현황을 파악하고 있다.
이같은 사각지대가 존재하지만 연간 100만명이 국내 마라톤 대회에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라톤 대회가 늘면서 관리·감독의 필요성이 제기지만 지자체 감독 권한을 담은 관련법은 여전히 국회에 계류중이다.
정부도 관리 필요성을 인정한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와 함께 체육행사의 안전관리 업무를 담당하는 '한국스포츠안전재단'을 설립하고 안전계획수립부터 교육, 점검, 사고 보고까지 전 과정을 정보 시스템을 통해 통합 관리하는 내용을 담은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지난 4월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임시회에서 기획예산처는 "한국스포츠안전재단을 법정 법인화 할 경우 상시적 인건비와 운영비 등 재정 부담이 증가하고 체육 분야의 다른 법정법인 설치요구로 확장될 우려가 있다 수용이 곤란하다"는 반대 입장을 밝히며 법사위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에 대해 문체부 관계자는 "체육행사 관리의 필요성에 대해서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며 "기획예산처와 관련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