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을 넘어 산업으로…K푸드 새 언어 배운 12주

이민호 기자
2026.06.12 13:54

한양사이버대 '글로벌 미식문화산업 최고경영자과정'(GGCIA) 1기 수료
이기정 총장 "미식은 문화·콘텐츠·경험이 융합된 국가 경쟁력의 핵심 자산"

지난 9일 열린 한양사이버대 '글로벌 미식문화산업 최고경영자과정'(GGCIA) 1기 수료식 단체사진./사진제공=한양사이버대

음식이 단순한 미각의 영역을 넘어 문화와 공간, 엔터테인먼트가 융합된 거대한 '미식문화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K푸드가 한류 콘텐츠를 타고 전 세계로 확산하는 가운데 외식업계 리더들의 시야도 주방을 넘어 글로벌 무대로 향한다.

한양사이버대학교가 국내 최초로 선보인 '글로벌 미식문화산업 최고경영자과정'(GGCIA)은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발맞춘 교육적 실험이다. 지난 3월부터 12주 동안 미식과 산업의 경계를 허무는 교육을 진행하며 1기 수료생을 배출했다. 수료생들은 외식기업 CEO, 푸드 콘텐츠 크리에이터, 호텔 및 관광업계 종사자, 셰프, 인문학 지식인 등 현업 전문가들로 이뤄졌다.

지난 9일 열린 수료식에서 김인복 GGCIA 1기 원우회장(한식 다이닝 브랜드 '광평' 대표)은 "지금의 미식 산업은 콘텐츠, 공간, 여행, 교육, 엔터테인먼트, 로컬 문화가 움직이는 종합 산업"이라면서 "외식 경영자에게 필요한 것은 메뉴 개발만이 아니라 스토리텔링, 공간 기획, 고객 경험 설계, 글로벌 감각이라는 사실을 이 과정을 통해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주방 밖 공간을 설계하라" 미식 비즈니스의 진화…한식 다이닝 대표가 택한 이유

교육은 현장 중심의 통섭형 구조로 짜였다. 단순한 이론 강의를 넘어 분야별 전문가들과 산업 현장을 다니며 분석하는 방식이다. 수강생들은 12주간 다채로운 현장을 경험하며 외식 비즈니스를 입체적으로 조망했다.

세계가 주목하는 채식 미식을 조명하기 위해 사찰음식 선재스님과 함께 하고 있는 1기 수료생들/사진제공=한양사이버대

이연복 셰프의 '목란' 현장 수업은 오랜 기술만큼이나 손님을 대하는 태도와 현장의 긴장감이 중요하다는 점을 일깨웠다. 선재스님의 사찰음식 체험에서는 화려한 조리 기술 이전에 재료의 생명과 절제를 배우는 시간을 가졌다. 또한 기원 위스키 증류소를 방문해 프리미엄 주류 콘텐츠의 성장 가능성을 확인하고, 박준우 셰프의 마스터클래스를 통해 최신 미식 트렌드를 짚어냈다.

김 회장은 "기존에는 맛과 원가, 운영 효율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음식이 만들어내는 이야기와 고객 커뮤니티 형성을 우선순위에 두게 됐다"면서 "푸드테인먼트(Foodtainment)는 단순히 재미있는 이벤트가 아니라 고객이 음식과 브랜드를 기억하게 만드는 경험 설계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교육을 통해 스토리와 지역성, 여행이 결합된 세계적인 브랜드로 키우겠다는 밑그림을 그렸다. 지난 4일부터 3박 4일간 진행된 대만 현지 답사는 이런 구상을 한층 정교하게 다듬는 계기가 됐다. 우육면, 훠궈, 딤섬 등 로컬 간식을 단순한 먹거리가 아닌 도시의 생활 리듬과 연결된 콘텐츠로 해석했다. 나아가 K푸드의 글로벌 진출을 위해서는 맛의 표준화와 더불어 현지인의 일상에 스며들 수 있는 문화의 차별화가 반드시 수반되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다른 배경, 같은 목표…산업·문화 잇는 플랫폼 도약
전혜진 한양사이버대 평생교육원장, 김인복 GGCIA 1기 원우회장, 이기정 한양사이버대 총장(왼쪽부터)./사진제공=한양사이버대

1기 수료생들은 각기 다른 배경을 가졌지만 '좋은 음식과 좋은 경험을 만들겠다'는 공통의 목표 아래 끈끈한 네트워크를 형성했다. 수업 이후 이어진 토론과 현장 답사는 단순한 친목 도모를 넘어 실제 비즈니스 협업을 모색하는 교류의 장으로 이어졌다.

전혜진 평생교육원장은 "GGCIA는 강의실에 머무는 교육이 아니라 현장 체험과 전문가 네트워킹, 해외 미식 답사를 하나로 엮은 통합형 리더십 프로그램이었다는 점에서 기존 최고경영자과정과 달랐다"면서 "수강생들이 한 분야에 갇히지 않고, 음식을 둘러싼 문화와 산업, 콘텐츠 전반을 꿰뚫는 안목을 키울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기정 총장은 "앞으로의 미식 산업은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산업이 아니라, 문화와 기술, 콘텐츠와 경험이 융합되는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더욱 발전해 나갈 것"이라면서 "GGCIA를 글로벌 미식문화산업을 이끄는 대표 교육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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