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어울림체육센터 '장애인 수영장' 갈등…"지속성 위해"vs"현실 몰라"

정세진 기자
2026.06.16 17:00

서울 최초 장애·비장애 통합 체육시설 '어울림체육센터' 9월 개관 예정
'장애인 전용'아닌 '우선 사용' 레인 만들자 장애인 단체 "민원 발생한다" 반발
서울시 "연 운영 예산 33억원 지원, 지속가능성과 어울림 취지 살려야"

오는 9월 개관 예정인 서울어울림체육센터의 수영장(위)과 다목적 체육관(아래) 예상도./사진제공=서울시 홈페이지

서울시가 장애·비장애 통합 체육시설인 '서울어울림체육센터(이하 센터)'에 장애인 우선 수영장 운영을 밝히면서 장애인단체가 반발하고 나섰다. 장애인 전용 레인이 없다면 이용 권한이 축소될 것이라 우려에서다. 시는 장애·비장애 '어울림'의 취지를 살리고 지속가능한 운영을 위해 장애인만을 위한 레인 만들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16일 장애인단체 등에 따르면 서울시는 최근 지역 주민 등 100여명을 대상으로 주민설명회를 개최하며 이 같은 센터 운영 계획을 밝혔다. 수락산역 인근에 위치한 센터는 오는 9월 개관할 예정이다. 수영장, 볼링장, 다목적실 등을 갖췄다. 연간 33억원의 운영 예산 전액은 시비로 지원한다. 운영 계획도 시가 만든다. 이를 바탕으로 시체육회와 장애인체육회가 공동 위탁받아 운영하는 구조다.

장애인단체는 센터 조성 과정에서 이미 장애인 이용권이 축소됐다고 주장한다. 2015년 노원구는 장애인 체육시설 유치를 원했고 시가 예산을 배정했다. 하지만 지역 주민들이 장애인 시설 건립에 반대했다. 이에 시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통합 체육시설'을 짓는 것으로 방향을 바꿔 주민들을 설득했다. 특히 지역 장애인들은 10년 이상 장애인 전용 수영장이라도 생기길 염원했다.

시가 내놓은 운영계획에 따르면 센터 수영장에는 장애인 전용 레인이 없다. 총 10개의 25m(수심 1.2m) 레인을 두 개의 독립된 공간으로 나눠 6개는 비장애인이 사용한다. 나머지 4개는 장애인 전용이 아닌 '장애인 우선 사용' 레인으로 운영한다.

장애인단체는 장애인 전용 레인이 없다면 향후 이용에 제한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우려한다. 장애인은 물속에서 수압을 느끼면 '배변실수'가 잦아져서 비장애인의 민원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김남연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수석부회장은 "성동구의 공공 수영장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어서 장애인 사용을 막는다는 공문을 받은 적이 있었는데 장애인 단체가 강하게 항의하면서 없던 일이 됐다"며 "계획 단계에서부터 인구가 많은 성인 발달 장애인 대상 수영 프로그램이 없기 때문에 비장애인 사용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현재 센터 운영 계획에는 성인 지체 장애인, 발달아동(8~10세), 장애어린이 등을 위한 수영 프로그램만 있다. 가족 어울림(장애인이 보호자를 동반할 경우 입장 가능) 수영과 자유수영 시간이 있지만 수영을 못하는 보호자는 성인 발달 장애인과 이용할 수 없다.

/그래픽=김다나

이에 대해 서울시는 장애인 전용 레인은 센터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지속가능한 운영을 위해선 운영비를 확보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비장애인도 함께 쓸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놔야 한다는 것이다. 또 장애인 체육지도자를 구하기 어려운 탓에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설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시 관계자는 "수영 프로그램은 충분히 조정 가능하지만 장애인 전용 레인 조성에 대해선 계획 변경이 어렵다"며 "인근 장애인 전용 시설들조차 운영비 충당을 위해 비장애인 프로그램을 같이 운영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운영 예산이 매년 시비로 들어가는데 지속 가능성을 위해서는 유휴 시간 없이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애인을 위한 탈의실이 부족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장애인의 수영장 이용을 위해선 가족단위로 입장할 수 있는 탈의실이 필요한데 센터에는 가족 탈의실이 2개뿐이다. 시가 예상한 시간당 수영장 사용인원은 100명이다. 시 관계자는 "볼링장과 수영장 등의 규모를 키우면서 탈의실 등 부대시설 확보가 부족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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