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란 전쟁]

미국과 이란이 종전을 위한 MOU(양해각서) 체결에 합의한 가운데 "사실상 패배했다"는 미 언론의 평가가 잇따랐다.
1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설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고유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당초 이란전쟁 목표보다 후퇴한 합의를 이뤄냈다고 비판했다.
WSJ는 "대부분의 언론은 처음부터 이란전쟁에 적대적이었지만 우리는 지지해왔다"며 "핵 무장한 이란은 국가 존립을 위협하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하길 바랐다"고 썼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국내적인 압박이 거세지고 목표 달성을 위해 더 큰 군사적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에서 주요 목표에서 후퇴했다"며 "이란의 농축 우라늄을 반출하는 작전을 승인하지 않았고 호르무즈 해협을 무력으로 재개방하려는 시도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WSJ는 "핵 문제를 60일간 추가 협상으로 미루고 MOU를 체결한 것이 문제"라며 "높은 유가를 더이상 감내하고 싶지 않았던 트럼프 대통령의 선택"이라고 지적했다.
이란을 향한 불신도 드러냈다. WSJ는 "이란 정권이 지금 핵 프로그램 해체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몇 주 후에 그렇게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단순히 핵 무기를 추구하지 않겠다는 주장은 무의미하다"며 "이란은 항상 그렇게 말하면서 정반대의 행동을 해왔다"고 꼬집었다. 이어 "진정한 합의는 핵 능력을 제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날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는 이 전쟁에서 패배했다'는 사설을 통해 "합의 내용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발표된 기본 틀을 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주장한 조건을 거의 얻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완전한 승리', '정권 교체', '핵 포기', '핵 능력 제거' 등은 모두 이뤄지지 않았고 강경한 정권은 여전하다"며 "핵 문제는 향후 두 달간 협상을 이어갈 예정이지만 조건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당시인 2015년 합의와 유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합의를 강도 높게 비판하며 2018년 이를 파기했다.
NYT는 "이번 MOU에서 가장 큰 성과는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인데 전쟁 이전 상태로 복귀하는 것에 불과하다"며 "이란은 이 전쟁을 통해 자신들이 강력한 경제적 무기를 보유했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고 했다. 이어 "종합적으로 4개월간 전쟁을 통해 이란은 전략적 승자로 부상했고 이전에 없던 협상력을 갖게 됐다"고 평가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사설을 통해 합의문을 즉시 공개하지 못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했다. WP는 "트럼프 행정부는 구체적인 합의 내용을 공개하지 않은 채 승리를 주장하고 있다"며 "승리가 맞다면 왜 숨기느냐"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