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드라마 '참교육' 흥행을 계기로 교권보호국 신설논의가 확산하는 가운데 최교진 교육부 장관이 처음으로 공개제동을 걸었다. 교육부 차원의 교권보호국 신설계획은 없다는 기존 입장을 재차 분명히 하면서 논의과열을 경계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일부 시도교육감 당선인들은 교육청 내부에 교권보호 전담조직을 두는 방안을 구체화해 교권보호 체계를 둘러싼 교육부와 각 시도교육청의 온도차가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최 장관 "드라마 속 교권보호국, 현실 못 바꾼다"=최 장관은 22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6차 교육진담 간담회'에 참석, '참교육'을 언급하며 "참교육은 사회적으로 뜨거운 관심을 받았지만 교육의 책임자로서는 무엇보다 안타깝고 죄송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고 언급했다.
최 장관은 "강력한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가상의 교권보호국은 보는 이에게 일종의 통쾌함을 주기도 하지만 현실의 교육문제는 응징이나 대립이 아니라 존중과 신뢰, 협력을 통해 변화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교육부는 시도교육청과 함께 그간 마련한 학교민원 처리와 교육활동 침해에 대한 제도적 장치와 기반을 현장에 안착시키고 교육구성원 모두에게 고통을 초래하는 교육활동 침해사안에 대해서는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 16일 "교육보호국 신설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을 비롯해 교육계 안팎에서 제기되는 교권보호국 구상의 핵심은 교육부 내에 교권보호 정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조직을 신설해 현재 흩어져 있는 교권보호 기능을 한데 묶자는 데 있다.
교육부는 새 조직을 만드는 대신 올해 1월에 발표한 교권보호 대책을 차질 없이 이행하는 데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당시 대책의 골자는 교사 개인이 떠안던 악성민원과 폭력 대응부담을 교육청과 학교장 등 기관장이 직접 책임지고 대응하는 방향으로 매뉴얼을 손질한다는 것이다. 특히 폭행·성희롱 등 중대한 교육활동 침해사안이 발생할 경우 교육감이 고발에 나설 수 있도록 하는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마련됐다.
◇교육감 당선인들 "교육청에라도 보호국 신설"=최 장관의 발언과 별개로 교육계 안팎에서는 조직신설 요구가 더욱 거세질 가능성이 크다. 안민석 경기도교육감 당선인이 꾸린 '경기교육 대전환 인수위원회'는 오는 25일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교권보호국 성격의 '경기형 교육활동보호국' 설치를 주제로 토론회를 연다. 교사·학생·학부모·전문가가 모여 교육활동보호국 신설방안과 함께 상담·민원·아동학대·소송지원 체계구축 방안을 논의한다. 앞서 안 당선인은 교권보호국 신설을 촉구하면서 공개토론을 제안했다.
다른 시도교육청도 논의에 속도를 낸다. 이병도 충남교육감 당선인은 최근 '교육활동 보호담당관' 신설 구상을 내놨다. 담당관이 초기 현장대응부터 피해교원 회복지원까지 맡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담당관 아래 변호사와 조사관, 갈등조정 전문가, 전문상담인력, 현장대응인력 등을 배치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고의숙 제주교육감 당선인 역시 취임 이후 조직개편을 통해 '교육활동보호담당관'을 신설하겠다는 방침을 내놨고 강삼영 강원도교육감 당선인도 취임 후 1호 결재안건으로 '교권보호지원단' 설치를 추진하겠다고 예고했다.
교원단체는 한발 더 나가 촘촘한 체계를 갖춘 교권보호국의 필요성을 거론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이하 교총)는 지난 18일 법령에 근거해 교육부와 각 시도교육청에 교권보호국을 각각 설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교총은 "교육부와 교육청 교권보호국의 역할과 기능은 분리돼야 한다"며 "교육부 내 교육활동보호국은 기존 교육부 내 '과' 단위로 파편화해 제대로 추진되지 못하던 교육활동 보호정책 과제를 '국' 단위로 통합·조정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로서 기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