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14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에 참석해 정부 부동산 정책의 방향 전환을 건의한다. 오 시장은 서울 주택시장 진단과 정책 개선안을 담은 별도 자료도 전달할 계획이다.
이번 국무회의 참석은 오 시장이 6·3 지방선거 과정에서 내건 '시민 대표 국무회의' 약속을 실행에 옮기는 첫 자리다. 민선9기 출범 후 첫 국무회의 배석이자 지방선거 이후 이 대통령과의 첫 공식 석상 만남이다.
13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오 시장은 이번 국무회의에서 '3대 긴급 부동산 정책 개선안'(가칭)을 토대로 정부에 제도 보완을 건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개선안의 골자는 △재개발·재건축 정비사업 여건 정상화 △전·월세난 해소를 위한 민간 임대주택 공급 활성화 △부동산 세금 부담 급증을 막기 위한 안전장치 마련이다.
정비사업 분야에서는 이주비 대출 규제와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을 완화해 사업 지연 요인을 줄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전·월세시장과 관련해서는 기업형 민간임대 규제를 풀고 도심 내 소형·중형 임대주택 공급자의 세 부담을 낮춰 전세 물량 감소와 월세 상승에 대응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세제 분야에서는 보유세·양도소득세 강화에 따른 부담이 임차인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할 전망이다. 1주택자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유지하고 서울 중위가격 이하 1주택자의 보유세 증가 폭을 물가상승률 이하로 제한하는 방안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 23일 정부의 부동산 정책 국민대토론회를 앞두고 오 시장은 "누구에게 세금을 더 부담시킬 것인가가 아니라 국민의 고통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를 먼저 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제 강화보다 공급 확대와 임대차시장 안정이 우선이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동안 서울시와 정부가 이견을 보여온 개별 현안도 적지 않다. 정부가 용산국제업무지구에 주택 1만 가구 공급을 추진하는 데 대해 서울시는 국제업무 기능과 학교·교통 등 기반시설을 고려하면 6000가구가 현실적이라는 입장이다. 또 태릉골프장과 육군사관학교 이전 가능성을 놓고도 서울시는 주민 동의와 교통·교육 대책이 선행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다만 이번 국무회의에서는 개별 사업을 둘러싼 갈등보다 △공급 △전·월세 △세제에 대한 정책 방향과 서울시의 요청을 설명할 가능성이 크다. 오 시장은 그동안 "정치적 논쟁을 벌이려는 것이 아니라 서울시가 가진 데이터와 시민의 목소리를 전달하려는 것"이라며 "대통령이나 서울시장이나 집값과 전월세값을 안정시키는 것이 공동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서울시장은 국무위원이 아니어서 의결권이 없고, 의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해야 국무에 관한 의견을 말할 수 있다. 서울시는 국무회의 발언 기회와 별도 면담을 대통령실에 요청했지만, 성사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서울시 관계자는 "정치적 공방보다 부동산 정책 관련 현안을 설명하고, 정부와 협력할 지점을 찾는 데 집중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