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직자가 임용되기 전 민간 부문에서 어떤 업무를 했는지 의무적으로 공개하는 방안이 마련된다. 공직자가 민간 기업의 인사에 관여하지 못하도록 부정청탁을 금지하고 이를 어긴 공직자를 제재하는 법 개정도 추진된다.
국민권익위원회는 16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진행된 2026년 하반기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올해 하반기 주요 정책 과제를 발표했다.
권익위는 공직사회의 이해충돌과 부정청탁을 차단하기 위해 반부패 제도 개선에 속도를 낸다. 고위공직자 임용 전 민간 부문 업무활동 내역 공개를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은 '이해충돌방지법' 개정안을 오는 8월 국회에 제출한다.
'청탁금지법'도 손질한다. 부정청탁에 따라 직무를 수행한 공직자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는 내용의 청탁금지법 개정안을 오는 9월까지 국회에 제출한다. 공직자가 인사·협찬 등 10개 직무와 관련해 공직자가 아닌 사람에게 부정청탁을 하지 못하도록 하고 이를 위반한 공직자를 제재하는 청탁금지법 개정안도 9월 중 국회에 낸다.
현재 청탁금지법은 민간인이 공직자에게 부정청탁하는 행위 등을 규율하고 있지만 공직자가 민간인을 상대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별도 제재 규정이 없다는 지적이 문제로 제기됐다.
공익신고 활성화를 위한 보상도 대폭 강화한다. 권익위는 오는 9월부터 시행령을 개정해 부패행위와 498개 공익침해행위 대상 법률 위반 행위를 신고한 경우 수입 회복액의 30%까지 보상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부패방지권익위법과 청탁금지법·공공재정환수법·이해충돌방지법에 규정된 보상금 상한액 30억원 기준도 폐지한다. 신고를 통해 회복한 공공재정 규모가 크더라도 현행 상한 기준으로 충분한 보상을 받지 못한다는 지적을 반영한 조치다.
신고자 보호도 강화한다. 권익위는 부패행위 신고와 공익침해행위 신고 등 신고 유형에 따라 달랐던 보호 수준을 최고 수준으로 일원화하기 위한 '부패방지권익위법'과 '공익신고자보호법' 개정안 통과에 힘쓸 계획이다. 두 법안 개정안은 이미 지난 3월 국회에 제출됐으나 아직 본회의를 넘지 못했다.
국민 고충 해소를 위한 권익구제 기능도 확대한다. 권익위는 지난 3월 마련한 '민원처리·소통 확대 방안'과 이달 발표할 예정인 '집단갈등민원·특이민원 해결 로드맵'을 토대로 장기화된 고충 민원을 전략적으로 해결한다.
반복 민원은 각 기관의 갈등조정담당관과 심리·법률·행정 분야 민간 전문가인 시민상담관이 함께 대응한다. 다수 국민의 생활과 직결된 집단민원은 당사자 간 조정과 합의를 통해 하반기 중 130건 해결을 목표로 한다.
취약계층의 권익구제도 강화한다. 위법·부당한 행정처분으로 권익을 침해받은 취약계층이 보다 쉽게 행정심판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행정심판 법률 상담 서비스'를 새로 시행한다. 행정심판 청구 전에도 무료로 전문 변호사의 상담을 받아 청구 여부와 대응 방향을 안내받을 수 있다.
농어촌 등 민원 접근성이 낮은 지역을 직접 찾아가는 '달리는 국민신문고'도 확대 운영한다. 권익위는 청년·다문화가정 등 취약계층과 민원행정 취약 지역을 중심으로 하반기 달리는 신문고를 총 74회를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공정한 채용 문화 확산에도 나선다. 권익위는 지난해 채용 실적이 있는 공직유관단체 1500여개를 대상으로 올해 하반기 채용 실태를 전수조사한다. 이를 통해 이달 시행되는 '중앙행정기관 비공무원 공정채용' 기준이 기관별 자체 기준에 제대로 반영됐는지도 함께 점검할 예정이다.
정일연 권익위원장은 "권익위는 국민 권익 보호와 청렴 사회 구현을 통해 국민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대체불가 대한민국'을 만들고자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다"며 "더욱더 민생 현장으로 자주 나가 국민과 소통하며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반칙과 특권이 없는 나라, 국민이 주인인 나라를 만들어나가겠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