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학원 하나 보내려 해도 월 25만원이 들어요. 솔직히 양육비 20만원으로는 할 수 있는 게 없어요."
'양육비 선지급 제도'를 이용하는 양육자 3명은 한목소리로 경제적 어려움을 털어놨다. 성평등가족부 산하 양육비이행관리원(이하 이행원)이 21일 양육비 선지급제 시행 1주년을 맞아 마련한 자리에선 선지급액이 양육비 부담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양육비 선지급제는 18세 이하 자녀를 둔 한부모가 양육비를 받지 못할 경우 국가가 먼저 지급한 뒤 비양육자로부터 해당 금액을 회수하는 제도다. 지난해 7월1일 처음 시행된 이후 지금까지 미성년 자녀 1만1631명에게 양육비 188억원이 지원됐다.
이혼한 딸을 갑작스럽게 떠나보낸 뒤 16세 손녀를 홀로 키우는 70대 A씨는 "이행원에서 선지급을 받도록 많이 도와줘 감사했다"면서도 "금액이 너무 적은 것같다"고 말했다.
15세와 11세 자녀를 키우는 40대 B씨도 "두 아이를 키워 40만원을 받지만 내 돈을 보태야 겨우 학원 하나를 보낼 수 있다"며 "오전 9시부터 밤 10시까지 이른바 '투잡'을 뛰지만 학원비를 감당하기가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이용자들이 지급액 확대를 요구하는 이유는 선지급금이 실제 양육에 필요한 비용과 큰 차이가 있어서다. 성평등가족부의 '2024년 한부모가족실태조사'에 따르면 미성년 자녀를 둔 한부모가 자녀 1명당 지급받은 월평균 양육비는 88만2000원이다. 월 소득 100만원 미만 가구도 자녀 1명당 평균 33만5000원을 지급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양육비 선지급제를 1980년부터 도입한 독일은 자녀가 성장할수록 교육비 등 양육비 부담이 커지는 점을 고려해 연령별로 지급액을 달리한다. 법제처 세계법제정보센터에 따르면 올해 기준 독일의 양육비 선지급액은 △0~5세 227유로(약 38만원) △6~11세 299유로(약 50만원) △12~17세 394유로(약 66만원)다. 지원대상은 18세 미만 자녀를 둔 한부모가정으로 지급기간에도 별도 제한이 없다.
지급액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 이행원은 선지급금 외에 다른 복지제도가 함께 운용된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안은진 이행원 이행지원본부장은 "기준중위소득 65% 이하 한부모가정에는 월 23만원의 한부모양육비가 지급되며 아동수당도 별도로 지원된다"고 설명했다.
현재 선지급액은 최소한의 양육을 보장하는 수준에서 지급액이 설계됐다. 지급액을 인상하려면 선지급한 양육비를 안정적으로 회수할 수 있어야 하지만 이행원은 회수성과를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본다. 지난해 7~12월 선지급한 77억3000만원에 대한 회수절차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는데 지난 19일 기준 회수율은 약 10%에 머물렀다.
안 본부장은 "올해가 회수단계를 시작한 첫해라 어느 정도 회수가 가능할지 예측하기 어렵다"며 "데이터가 충분히 축적되면 현실적으로 검토해 중장기 목표치를 설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