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로에서 시민 품으로…광화문광장 17년, 연 2700만명 찾았다

이민하 기자
2026.08.02 16:27
광화문광장 모습 /사진제공=서울시

차량이 오가던 세종대로 한복판에 조성된 광화문광장이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 지 올해로 17년을 맞았다. 광화문광장은 2009년 처음 문을 연 뒤 2022년 재개방을 거치며 역사적 상징공간에서 시민의 일상 속 휴식·문화공간으로 역할을 넓혔다. 현재는 수만 명이 오가는 서울의 대표 명소로 자리 잡았다.

3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광화문광장 방문객은 약 2700만명으로 집계됐다. 하루 평균 7만4000명꼴이다. 조선시대 광화문 앞 육조거리가 정치·행정의 중심축이었다면, 지금은 시민과 관광객이 일상적으로 찾는 도심 문화공간으로 쓰인다. 여름철에는 이순신 장군 동상 앞 분수와 물놀이 시설에 가족 단위 방문객이 몰린다. 올해도 '서울썸머비치'와 '여름 상상놀이터'가 열리고, 야외도서관과 요가·빛축제 등 계절별 프로그램도 이어진다. 대형 행사 중심의 상징 공간에서 시민 생활공간으로 바뀐 것이다.

이용 방식이 달라지면서 평가도 높아졌다. 서울서베이에서 광화문광장은 외국인이 꼽은 서울 랜드마크 1위에 2023년부터 3년 연속 올랐다. 시민 평가 순위도 2024년 3위에서 2025년 2위로 상승했다. 광장이 일상 공간으로 자리 잡으면서 국내외 인식도 함께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역사·상징 의미도 더해졌다. 올해 5월 광장 북쪽에는 6·25전쟁 참전국의 희생과 국제 연대를 기리는 '감사의 정원'이 들어섰다. 지상 조형물 '감사의 빛 23'과 지하 미디어 체험공간 '프리덤 홀'로 구성됐다. 국제사회의 도움을 받던 수원국에서 공여국으로 성장한 대한민국의 변화도 담았다. 조성 직후인 5월 13일부터 23일까지 광장 방문객은 134만7350명으로, 1년 전보다 두 배가량 늘었다. 프리덤 홀은 10만여명이 다녀갔다.

광화문광장 17년 주요 변화1/그래픽=김현정

시민 공간으로 변모한 광화문광장의 출발점은 민선 4기 오세훈 서울시장이 추진한 '도심재창조 프로젝트'다. 서울시는 2009년 8월 1일 세종대로 중앙부의 차로를 줄여 광장을 조성했다. 자동차가 차지하던 공간을 보행·문화공간으로 바꾸고, 일제강점기 이후 훼손된 광화문과 조선시대 육조거리의 역사성을 되살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 같은 조성 방향은 공간 곳곳에 반영됐다. 육조거리의 옛 선형과 의정부·육조 등 주요 관아터 위치는 광장 바닥에 표시했다. 광화문 앞을 가리던 은행나무는 옮겨 광화문에서 북악산으로 이어지는 조망을 확보했다. 2009년 세종대왕상과 지하 전시공간 '세종이야기'가 들어섰고 이듬해 '충무공이야기'가 문을 열었다. 드라마 '아이리스' 촬영과 스노보드 월드컵 '서울스노우잼' 등을 계기로 문화·스포츠 무대로도 확장됐다.

광장은 재구조화 공사를 거쳐 2022년 8월 재개방됐다. 2021년 오 시장 복귀 이후 서울시는 역사 유구 보존과 녹지·휴식 기능을 보강했다. 전체 면적은 4만300㎡로 종전보다 2.1배 넓어졌고 녹지는 3.3배 늘었다. 나무 5000여그루를 심고 역사물길과 한글분수 등 수경시설을 더했다. 사헌부 문터와 우물, 배수로 등 육조거리 유구도 보존했다. 2023년에는 광화문 월대와 해태상이 복원됐다.

광화문광장은 차로를 줄여 만든 보행 공간으로 시작해 역사와 일상, 국가적 기억을 함께 담는 장소로 성격을 넓혀왔다. 서울시는 2029년 6월까지 세종로공원 종합정비를 마치고 광화문과 광장, 세종로공원을 잇는 보행·녹지축을 강화할 계획이다. 강석 서울시 균형발전본부장은 "광화문광장은 육조거리의 역사성 회복과 시민이 머무는 공간으로의 변화를 거쳐 국가상징공간으로 완성도를 높여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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