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660만원 벌어도 한숨...'끼인 세대' 중장년 삶의 질 '여기서' 갈렸다

정세진 기자
2026.09.16 03:55

서울시·50플러스재단, 12개 영역 반영한 맞춤지표 개발
평균 만족도 3.18점, 88%는 가족 돌봄… 핀셋정책 필요

서울시 중장년 삶의 질 지표/그래픽=김지영

"취업여부보다는 누구와 어디서 사는가가 삶의 만족도에 더 큰 영향을 줍니다."(계봉오 국민대 사회학과 교수)

서울시와 서울시50플러스재단(이하 재단)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중장년 삶의 질 지표'를 공개했다. 주거 점유형태, 가구원수, 부모돌봄 여부 등에 따라 서울에 사는 중장년들의 삶의 만족도가 뚜렷하게 갈렸다. 시와 재단은 기존 고용률과 소득기준만 적용해 분류했을 때는 포착하지 못한 지점을 포착해 개별 상황에 맞춘 '서울형 해법'을 제시한다는 계획이다.

시와 재단은 15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시 중장년 정책 포럼'에서 이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이번 지표는 가구경제·고용·주거·건강·돌봄·문화여가·노동전환·노후준비·디지털전환 등 12개 영역, 75개 세부 지표로 구성됐다. 조사는 지난 6월 서울에 거주하는 40~64세 2058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지표연구에 참여한 계봉오 교수는 "삶의 객관적 조건과 만족도를 느끼는 주관적 인식에 차이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재단은 올해를 기점으로 매년 지표를 측정해 추적 관찰할 예정이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서울 중장년의 평균 삶의 만족도는 5점 만점에 3.18점이었다. 자가 거주자의 삶의 만족도는 3.31점이었지만 보증금 없는 월세 거주자는 2.62점에 그쳤다. 기혼자의 만족도는 3.33점으로 미혼자 2.76점보다 높았다. 3인 이상 가구의 만족도는 3.28점이었지만 1인가구는 2.78점에 그쳤다.

소득이 높다고 삶의 만족도도 높은 것은 아니었다. 서울 중장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661만7000원이었지만 '소득에 만족한다'는 응답은 20.9%에 불과했다. 소득 상위 4분위에서도 만족한다는 응답은 21% 수준에 머물렀다. 주거 안정성 체감도 자가 거주자는 3.51점이었으나 월세 거주자는 2.65점에 불과했다.

돌봄부담은 세대 전체에 걸쳐 있었다. 서울 중장년 10명 중 9명(88.1%)이 부모나 자녀 중 한쪽 이상을 돌보고 있었고 양쪽을 동시에 돌보는 '끼인세대'는 48.4%였다. 이 비율은 50~54세에서 62.1%까지 높아졌다. 계 교수는 "주거와 소득, 가족관계, 연령, 돌봄여부에 따라 삶의 만족도와 필요한 정책이 뚜렷하게 달랐다"면서 "특히 돌봄은 다른 삶의 질 영역과 연관성이 낮아 중장년 정책에서 별도 지원영역으로 다뤄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책수요와 체감 사이의 간극도 확인됐다. '중장년 정책을 확대해야 한다'는 응답은 63.9%였지만 실제 '도움을 체감한다'는 응답은 22.6%로 41.3%포인트(P) 차이가 났다. 이때 시간과 접근성, 정보부족이 이용장벽을 만드는 주요 요인으로 꼽혔다.

이에 재단은 수요에 따른 서울형 맞춤 정책을 제공하기 위해 모든 자치구에 경력설계와 직업훈련, 취·창업을 지원하는 중장년취업사관학교(이하 취업사관학교)를 모든 자치구로 확대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일자리 연계가 필요하다는 중장년의 응답은 77.7%에 달했는데 취업사관학교는 권역별로 5개 캠퍼스뿐이다. 중장년의 94.3%는 거주지역 내 일자리를 희망하고 캠퍼스와 거리가 거주지로부터 4㎞ 이상 멀어지면 캠퍼스 이용 의지가 급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취업사관학교를 25개 전자치구로 확대하겠다"며 "누구에게 어떤 도움이 절실한지 정확히 살피고 중장년의 다양한 삶에 맞는 정책으로 답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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