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조 사립대 적립금 중 5조는 10년 안에 쓸 계획 없어

익산(전북)=나요안 기자
2026.09.28 11:31

한병도 의원 "적립금은 학생과 대학 미래 위한 공적 재원, 쌓는 만큼 쓰는 원칙 세워야"
예금 1조 6000억은 평균 이자도 못 받아

국내 사립대학 적립금 12조원 중 5조2000억원은 10년 안에 쓸 계획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 등 금융기관에 맡긴 적립금 8조3000억원 중 1조6000억원은 평균 예금금리보다 낮은 이자로 예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한병도 의원(익산 을)이 교육부와 한국사학진흥재단으로부터 제출받아 분석 후 28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사립 일반대 143교·전문대 117교의 2025회계연도 누적 적립금은 12조2358억원으로 1년 새 6714억원(+5.8%) 늘어 사상 처음 12조원을 넘었다.

각 대학이 교육부에 제출한 적립금 운용계획서 277건을 전수 집계한 결과 5조2409억원은 10년 안에 쓸 계획이 없었다. 3년 안에 쓸 계획이 있는 돈은 2조6527억원에 그쳤다.

수원대(4397억원)·호남대(2154억원)·진주보건대(1237억원)는 3년 안에 쓸 계획이 한 푼도 없고, 사실상 전액을 10년 이상 뒤에 쓰겠다고 적었다. 성균관대(71%)·동덕여대(70%)·영남대(59%)·계명대(55%)도 절반 이상이 10년 이상이었고, 적립금 100억원 이상을 보유하고도 3년 안에 쓸 계획이 0원인 대학이 26교였다.

교육부가 제출한 일반대 125교·전문대 85교의 예치 현황을 보면, 예치 잔액 8조3300억원 가운데 1조6430억원(19.7%)이 비교 기준 금리(가입 시점의 정기예금·저축성수신 평균금리)보다 낮은 금리로 예치돼 있었다.

전체 잔액의 가중평균 이율은 비교 기준보다 0.3%p 가량 높지만, 잔액의 5분의 1은 기준에 못 미쳤고, 미달 예치금은 각 대학의 주거래은행에 몰려 있었다. 일반대의 경우 미달액 1조 1720억원의 75%(8728억원)가 주거래은행 예치금이었다.

적립금 상위 20개 대학(2025 결산 기준) 가운데 이화여대·수원대·건국대 3교는 4차례 교육부의 자료요구에도 예치 현황 제출을 거부했다. 사립학교법(제32조의2 제7항)은 교육부장관에게 적립금 현황·사용내역의 실태점검을 의무화했고, 시행령(제14조의7)은 이를 매년 실시하도록 하고 있다.

한 의원은 "적립금은 학생과 대학의 미래를 위해 쌓아 두는 공적 재원이며, 적립은 대학 자율에 맡기면서 언제, 어디에 쓸지는 제대로 들여다보지 않는 구조다"며 "정부가 고등교육 투자를 늘리려는 지금 대학이 쌓아 둔 재원도 학생에게 돌아가도록 원칙을 세울 때이다. 해외 주요 대학처럼 적립금을 장기적으로 운용하되 그 수익을 해마다 장학금과 교육·연구비로 꾸준히 연결하는 지출 원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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