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교원단체가 다음달 현직 교원의 정당 가입 신청서를 모아 각 정당에 제출하는 집단행동에 나선다. 교원단체 대표가 상징적으로 입당 원서를 낸 사례는 있었지만 현직 교원을 대대적으로 모집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교원 정치기본권 입법에 대한 정치권의 공감대가 커진 상황에서 압박 수위를 끌어올리겠다는 취지다.
30일 교육계에 따르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교사노동조합연맹(교사노조) 등 8개 교원단체는 다음달 21일 현직 교원의 정당 가입 신청서를 모아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등 정당에 전달할 예정이다. 교원의 참여를 독려하는 작업은 다음달 1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교원단체가 현직 교원을 대상으로 집단적인 정당 가입 신청을 추진하는 건 이번이 최초다. 지난 3월 교사노조가 민주당과 국민의힘에 정당 가입 신청서를 제출했지만 당시에는 위원장 등 일부 간부가 참여한 상징적 행동에 그쳤다. 다만 실제 입당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 현행 정당법 제22조는 사립학교 교원을 포함한 교원의 정당 가입과 정치활동을 금지하고 있어서다. 앞선 교사노조 간부의 신청 역시 실제 당원 가입으로 인정되지는 않았다.
현직 교원까지 참여시키는 집단행동을 택한 건 결국 교원 정치기본권 입법을 촉구하기 위해서다. 교원 정치기본권 보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 가운데 하나로, 교원단체는 이 대통령 임기 내 입법이 이뤄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정치권의 움직임이 구체화된 상황이라 교원단체는 올해를 입법의 적기로 판단하고 있기도 하다. 여당은 지난 3월 교사와 공무원의 정치적 권리 확대를 논의하는 전담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 역시 올해 안에 교원 정치기본권 문제를 매듭짓는 것을 중점 추진 과제로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원단체들이 가장 우선적으로 요구하는 정치기본권은 정당 가입을 허용하는 것이다. 정당 가입을 선거운동 등 적극적인 정치활동과 구분되는 최소한의 정치적 권리라고 봐서다. 한국노동사회연구소에 따르면 우리나라처럼 공무원의 정치활동을 엄격하게 제한하는 일본도 교사에게 정당 가입의 자유를 인정하고 있다. 교원의 정당 가입이 허용되려면 공무원의 정당 가입을 원칙적으로 금지한 정당법에 교원을 예외 대상으로 명시하면 된다. 국립대 교수 역시 공무원 신분이지만 정당법상 예외 규정을 적용받아 정당 가입과 정치활동이 가능하다.
이번 집단행동의 파급력은 얼마나 많은 교원이 참여하느냐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8개 교원단체 연합체인 '교사정치기본권찾기연대'의 강신만 총괄운영본부장은 "단체별 참여 규모를 아직 집계한 단계는 아니지만 상당수 교원이 함께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현재는 단체별 신청서 접수 방식과 절차를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원의 정치기본권 확대를 둘러싼 논란이 여전하다는 점은 입법의 걸림돌이다.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교원의 정당 가입이 허용될 경우 교실 안에서 정치적 중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전교조 관계자는 "학교 안에서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반해 수업할 경우 현행법으로도 충분히 처분이 가능하다"며 "정치기본권을 보장한다고 해서 교실에서 정치활동이 이뤄질 것이라는 주장은 지나친 우려"라고 강조했다. 이어 "필요하다면 학교 내 정치활동을 제한하는 법안을 추가적으로 마련해도 된다"며 "교원단체 역시 그런 방향에 반대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