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떼어놨는데 수당은 '학대 부모'에게…925명에 15억 지급

정인지 기자
2026.10.06 21:00
삽화=임종철 디자이너 /사진=임종철

아동학대로 부모와 분리했는데도 925명의 아동수당이 학대행위자인 부모 계좌로 지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총 지급액은 14억8000만원에 달했다.

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허종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은 '아동수당 수급자 정보 및 학대 관련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부터 올해 8월까지 아동수당 수급자 중 분리보호 조치 이력이 있는 아동은 1802명이었다. 이 중 학대행위자인 아버지나 어머니가 아동수당 보호자로 등록된 적이 있는 아동은 1458명이다.

1458명 중 63.4%에 달하는 925명은 분리보호 조치 이후에도 학대행위자인 부모의 계좌에 아동수당이 지급됐다. 이 금액은 총 14억8372만원이다. 500만원 이상이 지급된 아동도 68명이었다.

아동수당법에 따르면 아동이 학대로 분리되는 등 보호가 필요한 경우 지방자치단체장이 직권으로 수당을 받을 보호자를 바꿀 수 있다. 그러나 925명 중 615명(66.5%)은 학대 부모에서 다른 보호자로 바꾸는 변경 결정이 한 번도 없었다. 이들에게 보호조치 이후 지급된 금액은 11억2320만원이다.

수당을 받는 보호자가 바뀌는 경우도 시간이 오래 걸렸다. 변경일이 보호조치 이후로 확인되는 228명은 분리보호 조치일부터 보호자 변경까지 평균 약 6개월(185.5일)이 걸렸다. 1년 넘게 걸린 아동도 56명이었다.

다만 925명 중 552명은 단기 조치인 일시보호조치만 받은 아동으로, 이후 가정에 복귀했을 수 있다. 하지만 이를 제외하고 보호조치나 피해아동보호명령을 받은 아동만 해도 373명이다. 이들의 부모 계좌로 지급된 금액이 6억4494만원이다. 이 중 242명은 보호자 변경 결정이 한 번도 없었다.

복지부는 "관계 법령상 아동수당 지급 관리를 위한 학대피해아동 보호조치 등의 정보 연계 관련 근거에 미비한 부분이 있다"며 "아동학대 대응 부서와 아동수당 지급 부서 간 정보 연계에 미흡한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허종식 의원은 "보호자를 바꿀 수 있는 제도가 있어도 수당 지급 부서가 분리보호 사실을 모르면 아무 소용이 없다"며 "보호조치 정보가 아동수당 지급에 곧바로 반영되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이미 지급된 사례도 전수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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