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 고민하던 직원도 남았다…서울시, 일·육아 병행 '기업지원'

이민하 기자
2026.10.11 16:20
(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서울 낮 최고기온 27도로 가을 날씨 속 늦더위가 찾아온 11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들꽃마루를 찾은 한 가족이 만개한 코스모스를 배경으로 추억을 남기고 있다. 2026.10.11/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육아 때문에 회사 눈치를 보던 직장인 A씨는 하루 1시간 단축근무를 신청했다. 퇴사까지 고민했던 차에 단축근무제도 덕분에 일·육아를 병행할 수 있게 됐다. 회사는 숙련인력을 잃지 않고 붙잡을 수 있었다. 부모에게 돌봄시간을 보장하는 일이 기업에는 숙련인력을 붙잡는 계기가 된 것이다.

서울시가 중소기업의 출산·육아 제도 운영비를 지원해 육아휴직과 단축근무 사용을 뒷받침하고 있다. 근로자 개인 지원에 기업지원금을 더해 휴직에 따른 비용 부담을 덜고, 복직 이후에도 육아와 일을 병행할 수 있도록 돕는 방식이다.

11일 서울시에 따르면 '아이 키우기 좋은 기업 지원사업' 참여기업 283곳을 조사한 결과, 여성 직원이 출산휴가 직후 육아휴직을 사용한 기업은 60.8%였다. 남성 직원이 배우자 출산휴가를 사용한 기업은 39.2%, 이후 육아휴직까지 사용한 기업은 14.1%였다.

시는 올해부터 근로자 개인 지원에 기업지원금을 신설했다. 출산휴가를 쓴 직원이 있거나 육아휴직 후 복직해 3개월 이상 근무한 직원이 있는 기업에 각각 1명당 월 30만원씩 최대 3개월을 지급한다. 근로자에게는 출산휴가 마지막 30일간의 소득 감소를 최대 90만원까지 지원한다. 올해부터 기업을 거치지 않고 근로자가 직접 신청할 수 있도록 바꿨다.

서울시 중소기업 출산·육아 지원/그래픽=김현정

8월 말까지 출산휴가·육아휴직 기업지원금과 출산휴가급여 지원금 신청은 498건 접수됐고, 460건에 총 3억5000여만원이 지급됐다. 응답기업의 97.5%는 기업 중심으로 지원을 확대하는 방향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인건비 부담 완화에 도움이 됐다는 평가는 91%, 일·생활균형 문화 확산에 도움이 됐다는 응답은 92.9%였다. 한 참여기업 대표는 "기업지원금으로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됐다"며 "휴직 후 복귀하는 선배를 보며 후배들도 육아와 일을 함께 이어갈 수 있다는 인식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복직 후 돌봄을 지원하는 단축근무도 시범 운영했다. 시는 4~6월 중소기업 19곳의 근로자 46명을 대상으로 '육아기 부모 단축근무제 지원 시범사업'을 진행했다. 만 12세 이하 또는 초등학교 6학년 자녀를 둔 직원이 임금 삭감 없이 하루 1시간을 줄여 일하도록 하고 기업에 1명당 월 30만원씩 최대 3개월을 지원했다. 단축근무에 참여한 직장인 B씨는 "이전에는 퇴근하면 아이가 잠들었거나 잠들 준비를 하고 있었지만 이제 어린이집에 직접 데리러 가고 저녁을 먹이거나 씻기는 시간을 함께할 수 있다"고 만족했다.

단축근무 참여자의 61%는 남성, 65.2%는 중간관리자 이상이었다. 참여기업 조사에서는 88.2%가 조직문화·업무방식 개선과 숙련인력의 경력 유지 등에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단축근무로 확보한 시간은 자녀 돌봄에 쓰였다. 시범사업 전후 설문에서 평일 직접 돌봄시간은 하루 3.37시간에서 3.58시간으로 늘었다. 삶의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6.58점에서 7.53점으로 상승했다. 근무 시간을 줄였지만 업무에 집중하는 시간은 5.21시간에서 5.32시간으로 조사됐다.

서울시는 내년에도 기업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출산휴가부터 육아휴직, 복직 후 단축근무까지 이어지는 지원체계를 강화할 예정이다. 마채숙 서울시 여성가족실장은 "일·생활균형 문화가 정착돼야 하고, 그 중심에는 기업이 있다"며 "양육친화적인 근무환경 조성을 위한 지원을 강화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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