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교육청 국정감사에서 정부의 지방교육재정교부금(교육교부금) 개편안을 둘러싼 공방이 벌어졌다.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은 개편이 시행되면 "내후년 재정이 적자로 전환될 것"이라며 재정 악화를 우려했다. 반면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교육감들이 제시한 재정 감소 논리에 문제가 있다고 맞섰다.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 교육감을 비롯해 안민석 경기도교육감, 도성훈 인천시교육감은 정부의 교육교부금 개편안에 일제히 반대 입장을 밝혔다.
특히 대한민국시도교육감협의회장으로 교육교부금 개편 반대에 앞장섰던 정 교육감은 "내년도 예산을 짜면서 세 차례 정도 아끼고 아꼈음에도 교육교부금 개편으로 실제로 상당한 재정 부족이 예상되는 상황"이라며 "(연말에 재정이 부족해도) 뚜렷한 방안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당장 올해 지방채를 발행하진 않겠지만 내후년에는 재정이 마이너스로 돌아서 기채(채권 발행)를 해야 하는 상황으로 가는 것 같다"고 했다.
앞서 정부는 내국세의 20.79%를 자동 배분하는 현행 교육교부금 산정 방식을 55년 만에 폐지하기로 했다. 정부안에 따르면 교육교부금은 앞으로는 전년도 금액에 최근 3년 평균 경상성장률과 학령인구 변화율(35% 반영)을 적용해 산정된다. 다만 신설되는 '미래대응기금' 내에 교육∙인재 계정을 별도로 설치하고 개편안에 따른 교육교부금이 기존 방식대로 계산한 교육교부금보다 적을 경우 이 차액을 교육∙인재 계정에 채운다.
교육청 재정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는 야당에서도 제기됐다.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은 "개편이 추진되지 않았을 때를 기준으로 2027년 세출 예산 편성 필요액과 배분 예상액을 따져보니 서울은 1조4000억원, 인천은 5459억원, 경기도는 3000억원의 미편성액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됐다"며 "(개편까지 추진되면) 인건비와 학교운영비 같은 경상비는 우선 편성하겠지만 결국 학생들에게 돌아가는 사업비가 줄어드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서 의원은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일 발의한 교육교부금법 개정안도 거론했다. 정부가 내국세 연동 자체를 폐지하려는 것과 정반대 방향의 입법이라는 점을 들어 개편안의 문제를 뒷받침하는 사례라는 취지다. 해당 법안은 교육교부금의 내국세 연동 비율을 현행 20.79%에서 21.79%로 1%포인트(P) 높이는 내용이다.
반면 교육위 여당 간사인 고 의원은 개편 전후 교부금을 비교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개편 전 산식에는 아직 발생하지 않은 반도체 초과세수를 전제로 한 재원이 반영돼 있다는 설명이다.
고 의원은 "지금 교육감들이 개편 전과 이후 재정 격차가 발생한다고 말하는 수치는 아직 발생하지도 않은 반도체 호황으로 인한 초과세수가 생길 것을 가정한 것"이라며 "반도체 초과세수가 안 생겼으면 어떻게 할 뻔했느냐"고 지적했다.
또 "정부 개편안 산식대로 가도 내년 교육교부금은 올해보다 늘어난다"며 "매년 예산 심의도 전년도 예산과 비교하지 아직 생겨나지도 않은 예산을 기준으로 증감을 따지지는 않는다. 아직 생겨나지도 않은 예산을 대비해 예산이 삭감됐다는 논리는 들어본 적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에 정 교육감은 "절대 액수로는 내년에도 증가하는 게 맞다"고 답했다. 안 교육감과 도 교육감도 "내년 교육교부금이 올해보다 증가하는 것 아니느냐"는 고 의원의 질의에 "그렇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