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감 직선제 법 개정 통과 시, 교육계는 일제히 '진정한 교육자치가 실현됐다'며 환영했습니다. 교육의 전문성과 정치적 중립성과의 충돌 관계를 고려하지 못했습니다. 이로인해 보수 대 진보라는 진영논리 속에서 정치권력과 사회시민세력 주도로 교육수장이 뽑히는 뼈아픈 경험을 감수해야만 했습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지난해 8월14일 "교육감 직선제는 위헌"이라며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냈다. '정치행위'인 '선거'로 뽑은 교육감은 헌법 제31조 4항에 따른 교육의 중립성을 지키지 못한다는 것. 교총은 올해 말쯤 헌재의 결정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교육감 직선제를 폐지하고자 하는 움직임은 정부와 여당, 보수 교육계 등에서 전방위적으로 나타난다.
대통령 직속 지방자치발전위원회는 지난해 12월8일 교육자치와 지방자치를 연계·통합한다는 내용의 '지방자치발전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향후 교육감 직선제를 폐지하고 대안을 마련할 것으로 전해졌다.
교육감 직선제 반대 입장에서는 교육자치가 지방자치와 완전히 독립됨으로서 서로 정책이 엇갈리는 등 사회적 비용 낭비가 크다는 논리를 편다.
누리과정과 무상급식을 둘러싼 지자체와 교육청 사이 갈등이 한 예다. 경상남도의 경우 홍준표 지사가 경남도교육청에 급식 관련 감사를 받지 않으면 무상급식 재원을 줄 수 없다고 선언해 논란이 됐다. 무상급식은 조례 등을 통해 지자체와 교육청이 비용을 분담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자체와 교육청 사이 힘겨루기 양상은 교육재정의 낮은 자립도에서 기인한다고 말한다. 지방교육재정은 교육기관 자체수입과 지방교육재정교부금,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일반회계 전입금으로 구성되는데 이 가운데 교육청 자체수입은 10%도 되지 않는다.
선출된 권력인 교육감은 정부 정책도 거부할 수 있을 정도로 막강한 정책 결정력을 지녔지만 그에 비해 재정 자립성은 거의 없어 '집행력'이 떨어진다.
김병준 국민대 교수는 "정부의 사무는 가는데 재정이 안 갈 경우 누리과정과 같은 갈등이 터진다"며 "세계에서 교육감 직선제로 교육자치를 하는 곳은 미국과 우리나라 정도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다수 선진국에서는 지방교육행정기관을 지방행정기관의 한 부분으로 보고 교육감을 임명한다. 독일이나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은 지방자치단체장이 지방교육기관의 수장을 보조기관으로 본다.
반면 미국의 일부 주나 스위스에서는 지방교육행정기관과 일반행정기관이 완전히 독립돼 지방교육행정기관이 교육사무를 전담한다.
정책집행의 '효율성'을 중시하는 행정학회 등에서는 교육감을 지자체장이 '임명'하는 방식을 선호한다. 헌법에서 말하는 '교육자치'가 곧 '교육감 직선'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직선제 폐지를 요구하는 교총에서는 임명제는 교육의 정치적 예속성을 높이는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어 입장차가 있다.
교총 관계자는 "축소된 직선제라든지 대통령 임명제 등 방식을 제안하면 마치 제도적 목적을 갖고 헌법소원을 한 것처럼 보일 수 있다"며 "현실적으로 헌재 결정이 나올 때까지 (야당이 반대함에 따라)법이 개정될 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판결 이후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