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에 가면 일평생 다 읽을 수도 없을만큼 많은 책들이 쌓여있다. 비장애인에게라면 말이다. 장애인이라면? 1월에 점자번역을 의뢰한 대학교재를 10월에야 받았다는 시각장애 대학생이 있다. 논문 작성은 커녕 제때 수업을 듣기도 어렵다고 토로한다.
장애인-비장애인 사이 정보격차를 줄이기 위해 정호준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도서관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국립중앙도서관이 장애인용 대체자료를 만들기 위해 출판사에 책의 디지털파일를 요청할 경우 정당한 사유가 없다면 반드시 납본을 제출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위반할 경우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해 현행법보다 강제력을 높였다.
디지털파일 납본이 없더라도 국립장애인도서관이 스스로 책을 구해 대체자료를 만들 수는 있다. 하지만 출판사에서 디지털파일을 납본받아 제작하는 것에 비해 기간과 비용이 껑충 뛴다.
정 의원은 "400쪽 기준의 책을 시각장애인에게 제공할 때 복지관 직원이 일일이 타이핑할 경우 최소 107만원이 들지만, 출판사로부터 디지털파일을 받으면 최소 31만원으로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노동력과 비용이 1/3로 절감되는 효과다.
의원실에 따르면 2013년 기준 점자파일을 만드는 데 최대 295일, 점자악보 제작에는 213일이 걸렸다. 책 한권을 받기위해 10개월가량 기다려야 하는 셈이다.
정 의원은 "디지털파일의 납본은 대체자료 제작을 위한 소요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양질의 자료를 제작하는데 매우 큰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대체자료에는 전자점자자료, 전자점자악보, 수화영상도서자료, 자막영상자료, 화면해설영상자료, 자막삽입도서 등 다양한 형태의 매체가 포함된다.
개정안에 가장 큰 걸림돌은 출판업계의 '저작권 방어' 본능이다.
정 의원은 "업계에서는 디지털자료의 불법복제와 유통을 우려하고 있다"며 "기술적 보완방식이나 피해보상방안, 법적제재 강화, 디지털파일 납본 보상비 제공 등 납본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정책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