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교섭단체 첫 대표연설의 첫마디를 '세월호'로 장식했다. 지난 2월 원내대표 취임 후 첫 공식행보도 세월호 가족과의 면담이었다. 세월호 유가족들은 이날 직접 국회를 찾아 유승민 원내대표의 연설을 들었다.
유 원내대표는 국회 본회의장 단상에 올라 인사를 마치자마자 안산 단원고 2학년 허다윤 학생 이름을 불렀다.
그는 "1년전 4월 16일 안산 단원고 2학년 허다윤 학생은 세월호와 함께 침몰하여 오늘까지 엄마 품에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며 '다윤이의 어머니는 신경섬유종이라는 난치병으로 청력을 잃어가고 있지만, ‘내 딸의 뼈라도 껴안고 싶어서...’ 세월호 인양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계속 하고 있다"고 말을 꺼냈다.
또 "다윤 양과 함께 조은화, 남현철, 박영인 학생, 양승진, 고창석 선생님, 권재근씨와 권혁규군 부자, 이영숙씨... 이렇게 9명의 실종자가 돌아오지 못했다"며 세월호 실종자 이름을 하나씩 모두 불렀다.
유 원내대표는 지난 2월 17일 국회에서 세월호 유가족을 면담한 후 경기도 안산 화랑유원지 내 세월호 희생자 정부합동분향소를 방문, 허다윤 학생의 가족 등 단원고 실종자 가족을 위로한 바 있다.
이 때부터 유 원내대표는 세월호 선체 인양 등 세월호 가족들의 목소리를 대신 전달하는데 앞장서왔다.
유 원내대표는 "희생자 295명, 실종자 9명, 그리고 생존자 172명을 남긴 채 1년 전의 세월호 참사는 온 국민의 가슴에 슬픔과 아픔, 그리고 부끄러움과 분노를 남겼다"면서 "희생자와 실종자 가족들에게 국가는 왜 존재하나? 우리 정치가 이 분들의 눈물을 닦아드려야 하지 않겠나?"고 본회의장석 여야 의원들에게 질문을 던졌다.
세월호 선체 인양 주장을 대표 연설에서도 다시 한번 펼쳤다.
유 원내대표는 "엊그제 박근혜 대통령께서는 '인양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며 "기술적 검토를 조속히 마무리 짓고 그 결과 인양이 가능하다면 세월호는 온전하게 인양해야 한다"고 정부에 촉구했다.
그는 "세월호 인양에 1000억원이 넘는 돈이 필요하다고 한다"며 "막대한 돈이지만, 정부가 국민의 이해를 구하면 국민들께서는 따뜻한 마음으로 이해하고 동의해 주실 것"이라고도 했다.
무엇보다 "평택 2함대에 인양해둔 천안함과 참수리 357호에서 우리가 적의 도발을 잊지 못하듯이, 세월호를 인양해서 우리의 부끄러움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아 국민들의 갈등과 고통을 치유하고 통합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호소했다.
유 원내대표는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 배상 및 보상 등을 둘러싼 대립과 갈등을 치유하기 위해 정부는 진지한 자세로 임해야 한다"며 "정치권은 세월호 참사라는 국가적 비극을 정치적으로 악용하려는 유혹에서 벗어나 통합과 치유의 길에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원내대표는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지난 2월 원내대표가 되자마자 그분들(세월호 유가족)을 뵙고 약속도 했고 앞으로도 그분들 일에 계속 관심을 가지려 한다"면서 "다만 이것이 정치적으로 비춰지지 않도록 저 스스로 조심하고 야당에서도 그런 얘기가 나오지 않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유 원내대표가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의 폐기 혹은 수정과 관련한 직접적인 언급은 피해갔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세월호 유가족과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는 정부가 지난달 29일 입법예고한 세월호 특위의 권한을 축소하는 내용의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을 반대하는 의견서를 해양수산부에 제출한 상태다. 유가족 측은 특위의 예산을 대폭 축소하고 파견공무원을 통해 특위를 실질적으로 행정부에 예속시키는 것도 모자라 특위를 아예 무력화하는 위헌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