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부가 29일 '4.16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 시행령 수정안'을 발표한 가운데 시행령이 상위법인 특별법에 어긋나고 정부가 협상의 진정성을 보이지 않는다는 비판이 거듭 제기됐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및 새정치연합 세월호대책특별위원회 소속 유성엽 의원은 이날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해수부가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의 기획조정실장을 행정지원실장으로 명칭을 바꾼다고 했지만 그럼에도 상위법인 세월호특별법에 어긋난다"고 비판했다.
해수부가 이날 발표한 시행령 수정안은 특별조사위원회의 파견공무원 비중을 줄이고 조사범위를 늘리는 등 특조위의 요구를 일부 수용했다.
그러나 특조위 무력화 논란을 일으켰던 기획조정실의 경우 명칭만 '행정지원실로' 바뀌며 진상규명·안전사회·피해자지원 점검 업무를 조정하는 역할은 유지된다. 행정지원실장은 해수부가 아닌 타 부처 출신 공무원이 맡는다.
유 의원은 이에 대해 "세월호특별법 21조에는 특조위 위원장이 필요하다고 인정될 때 공무원이나 직원의 파견근무 등을 지원할 수 있도록 돼 있다"며 "위원장이 정부에 행정지원실장 파견을 요청하지 않았는데 무슨 근거로 파견을 고집하는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유 의원은 또 "이대로 법제처 심사를 통과한다면 월권이고 법률위배 행위"라며 "국회법 98조에 따라 상임위 차원에서라도 시정조치를 요구할 수 있으니 그 부분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필요하면 당 회의도 소집해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회법 98조 2항은 상임위원회 소관 중앙행정기관이 제출한 대통령령 등이 법률의 취지나 내용에 합치되지 않는다고 판단될 때 해당 행정기관의 장에게 그 내용을 통보할 수 있다. 이 때 행정기관의 장은 통보받은 내용에 대한 처리계획과 그 결과를 지체없이 소관 상임위에 보고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해수부가 지난 22일 법제처에 해당 수정안에 대한 사전심사를 의뢰한 점에 대해서도 비판이 제기됐다. 해수부가 이날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시행령 수정안은 지난 22일부터 이날까지 법제처의 심사를 거친 뒤 30일 차관회의에 상정된다. 이어 다음달 6일 국무회의를 거쳐 시행령을 제정한다는 계획이다.
국회 농해수위 관계자는 "해수부는 농해수위 전체회의 2일 전에 법제처에 이미 시행령 사전심사를 의뢰했음에도 불구하고 전체회의 때까지도 문서로 마련된 시행령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고 지적했다.
유기준 해수부 장관은 24일 농해수위 전체회의에서 "시행령을 만들기 전에 특조위와 협의해나가고 협의가 어렵다고 하더라도 최대한 인내심을 가지고 유가족 의견을 반영토록 노력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유 장관은 또 "해수부는 그동안 (합의를 위해) 여러 노력을 해왔던 것 같다"며 "정부대표로 국무조정실장, 특조위원장 간 조건없는 만남을 제시했는데 특조위는 만남을 거부해 접촉이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농해수위 관계자는 "당초 특조위측이 정부의 공식입장을 문서로 가져오면 얼마든지 대화를 하겠다고 밝혀왔다"며 "문서가 없다고 주장해 온 해수부가 정말 협상에 진정성이 있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특조위 역시 이날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24일 농해수위 전체회의 이후에도 해수부와 접촉한 적이 없다"며 "해수부 측에서 어제(28일) 사전심사에 들어갔다고 알려왔고 오늘 처음 받은 자료에는 이미 법제심사가 완료됐다고 적혀있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