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대응에 필요한 예산 지원에 적극 나선다. 전염병 전담(지정) 병원 운영 등 메르스 환자 치료에 필요한 예비비 지원도 검토한다.
기획재정부는 4일 오전 주형환 기획재정부 1차관 주재로 관계부처 합동으로 메르스 관련 경제적 영향 점검회의를 열고 이같은 방안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주 차관은 "메르스 환자 치료와 확산 방지를 최우선 과제로 설정하고 이를 위한 모든 행정·재정 관련 지원을 차질없이 추진할 것"이라며 "복지부 등의 기존예산 이·전용 등을 통해 신속하게 대응하고, 기존 예산을 넘어서는 큰 재원소요는 예비비 지원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와관련 기재부 관계자는 "메르스와 관련해 복지부 등 관련부처에서 전염병 전담병원 지정을 위한 예산을 요구하면 예비비나 기금활용 등 예산 지원에 나설 방침"이라며 "예산이 필요한 곳에 빨리 투입될 수 있도록 관계부처와 협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하지만 앞서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전염병 전담 병원 건립 예산 문제에 대해선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란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과거에 전염병과 관련된 부처나 기관에서 전담 병원 건립을 위한 예산을 신청한 적이 없었다"며 "전임 담당자까지 확인한 결과 공식적인 예산 신청은 없었고, 다만 복지부 등 해당 부처에서 전염병 전담 병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은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또 전염병 전담 병원 건립을 위한 예산을 신청해도 병원이 들어서기까진 앞으로 3년 정도의 기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병원 하나 짓는데 보통 1000억원 이상 넘게 소요되는데 예비타당성 조사 등을 통과하고, 관련 예산 지원 절차가 필요하다"며 "병원을 짓는데도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3년 정도 잡아야한다"고 말했다.
유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메르스 비상대책특위' 긴급 전문가 간담회가 끝난 후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보고 충격적인 일들이 많았다는 것을 알았다"며 전염병 관리 대책이 미흡한 점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그는 "예를 들어 2003년 사스, 2009년 신종플루가 발생했을 때 홍콩과 싱가포르에서는 전염병 전담(지정)병원을 만들어 사태가 발생하면 가동에 들어가는 준비를 했는데 우리는 그때 지적은 있었지만 예산반대로 준비를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질병관리본부의 우선순위가 낮아 (예산 반영이) 밀리는 것 때문에 홍콩, 싱가포르 국력 못지 않은 우리나라가 그때 당시 전염병 전담병원을 설립하지 못했다"면서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게 아니라 언제든 (전염병이)재발할 수 있기 때문에 메르스 사태가 끝나면 점검해서 올해 예산에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그동안 각 부처별로 진행한 메르스 관련 점검을 관계부처 합동 상황점검반(반장: 정은보 기재부 차관보)으로 격상했다. 메르스로 인한 소비, 관광·여행·숙박·공연·유통 등 서비스업, 지역경제, 외국인투자 등 모든 부문의 영향을 부처간 협조 아래 체계적으로 모니터링할 방침이다. 이상 징후가 발견될 경우 피해업종·계층에 대한 맞춤형 대책을 신속하게 마련키로했다. 또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연구기관과 협업해 메르스에 따른 경제적 영향을 면밀히 분석하고 필요한 경우 대응방안을 검토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