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의 문재인 대표가 5일 권역별 비례대표제와 오픈프라이머리의 일괄타결을 새누리당에 제안했다. 새정치연합은 선거 개혁인 권역별 비례대표 도입을, 새누리당은 공천 개혁인 오픈프라이머리 실시를 주장해왔다.
김무성 대표가 주장하고 새누리당이 당론으로 추진하는 것은 '100% 오픈프라이머리'다. 계파 정치 타파를 위해 여야가 같은 날 동시에 전국적으로 경선 투표소를 각자 설치해 놓고 투표소에 오는 사람 누구든 투표를 해 총선 후보자를 정하자는 방식이다.
문 대표는 그동안 '김무성식 오픈프라이머리'를 경계해왔다. 정치신인의 발굴이 어렵기 때문에 현역 기득권을 유지하는 제도라는 것이다. 지난달 27일에는 "모든 정당이 모든 지역에서 일률적으로 오픈프라이머리를 실시하도록 강제하는 것은 위헌"이라고 새누리당의 안을 비판하기도 했다.
하지만 오픈프라이머리라 자체에 대해서는 찬성에 가까운 입장을 가지고 있다. 지난해 당 대표 경선에서도 오픈프라이머리를 공약으로 내세웠었다. 공천의 투명화를 확보하고, 국민참여를 확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결국 문 대표는 정치신인과 여성 등 소수자에 대한 배려 방안이 마련되면서, 정당별 자율성을 일부 보장해주는 방향으로 오픈프라이머리를 실시할 수 있도록 여당과 협상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새정치연합의 당헌에 따라 공천 지역의 20% 이내에서 전략공천을 하는 방안을 고수하는 것도 가능하다.
당내의 다른 한 축인 박지원 의원의 입장도 다르지 않다. 박 의원은 이날 PBC 라디오에서 "여·야가 합의를 한다면 완전국민경선제가 더 바람직하다"며 "물론 전략공천 지역은 당 사정에 따라 남겨야 한다. 20%의 전략공천과 오픈프라이머리를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한 제도"라고 밝혔다.
오픈프라이머리에 대한 김상곤 혁신위원장의 입장은 미묘하게 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신진세력 등용을 위한 전략공천의 취지에 동감하면서 오픈프라이머리가 미국만의 독특한 제도로 한계가 있다는 시각을 견지하고 있다. 새정치연합이 기존에 실시했던 국민과 당원이 함께하는 국민참여경선도 오픈프라이머리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혁신위는 지난달 '김무성표 오픈프라이머리'를 비판하면서 "미국에서도 50개 주 중에 19개주만 쓰는 제도"라고 밝히기도 했다. 반대로 미국의 절반 수준의 주들은 당원 투표로 경선을 하는 코커스 형태임을 강조한 셈이다.
반면 이석현 국회부의장은 새누리당의 100% 오픈프라이머리에 찬성하고 있다. 양당이 이를 법제화해 공천과 관련한 계파 정치를 극복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치 신인에게 불리한 것은 기존 선거제도도 마찬가지고 지명도 높은 명사가 경선에 응한다면 현역 의원보다 더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박영선 의원은 '탑투(Top 2)' 방식의 오픈프라이머리 실시를 제안하기도 했다. 정당에 상관없이 무소속까지 여·야의 후보들이 모두 모여 총선 후보 경선을 하는 방식이다. 경선에서 상위 2명에 오른 후보가 결선 투표를 거쳐 당선자가 확정된다. 여당 후보 2명이 경선 1등과 2등을 해도 여당 후보 2명 사이에 결선 투표가 진행된다.
새정치연합 내에서도 이같이 오픈프라이머리에 대한 의견이 미묘하게 다른 가운데 문 대표가 새누리당에 오픈프라이머리-권역별 비례대표 일괄타결 제안을 한 셈이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문 대표의 제안에 대해 "아직 지도부에서 심층적으로 토론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