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국세청 국정감사에서는 신세계그룹 차명주식 관련 자료와 차세대행정시스템(NTIS)과 삼성SDS 유착의혹 등을 놓고 야당의 끝없는 융단폭격이 이어지고 있다. 전동수 삼성SDS 사장을 증인으로 채택하는 문제를 두고도 여야가 팽팽하게 맞섰고, 국세청이 야당의 자료제출을 거부하며 한때 국감이 정회되기도 했다.
◇훈훈했던 오전…여야 한목소리로 국세청 '격려'
10일 기재위 오전 국감은 국세청장 및 국세공무원들을 격려하며 이례적으로 화기애애하게 시작했다. 비슷한 시각 정무위원회, 안전행정위원회, 보건복지위원회 등이 증인채택 등의 문제로 파행을 겪은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지난해 대규모 세수결손으로 징수실적이 도마에 올랐던 것과 달리 올해는 세수진도가 양호한 수준이었던 덕분에 예상밖의 부드러운 분위기가 연출된 것. 임환수 국세청장의 취임 후 국세청의 변화방향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국세청에 따르면 올 7월까지 징수한 세수가 129조9000억원으로 잠정집계됐다. 금액은 전년동기대비 10조7000억원 증가하고, 세수진도비는 전년보다 2.2%포인트 상승했다. 10조 9000억원의 세수결손이 발생한 지난해보다는 세수실적이 좋다는 얘기다.
야당의원 첫 주자로 나선 최재성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원래 저는 평가가 인색한 사람인데 최근 국세청 인사를 보니 그동안 지적됐던 내용이 많이 개선된 흔적이 보인다"고 칭잔으로 질의를 시작했다. 같은 당 김영록 의원도 "공정한 인사가 중요한데 임 청장은 적극 노력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며 "국세 결손처분 실적을 보면 징수율도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여당 의원인 김광림 새누리당 의원은 "객과적으로 보면 지금의 국세청이 역대 어느 청장보다 가장 안정돼가고 있다"며 "간부들은 자신감을 가지고 국세행정에 임해달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태흠 새누리당 의원과 김관영 새정치연합 의원이 동시에 야당 의원인 김현미 새정치연합 의원의 국세 신용카드 납부 수수료 폐지법 통과가 필요하다고 요청하는 등 모처럼 화합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돌변한 오후…'저격수' 김현미·박영선 의원의 공격
분위기가 심상찮아진 건 점심시간 직전부터였다. 박영선, 김현미 새정치연합 의원이 저마다 신세계 그룹의 차명주식 의혹과 관련된 자료, NTIS 프로젝트 용역업체인 삼성SDS 관련 자료를 제출받지 못했다며 국세청을 압박하기 시작한 것.
김현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전동수 삼성SDS사장 관련 국세청에서 증인채택을 자제해달라고 의원실에 공문을 보낸 적이 있다"고 따져물었고 임 청장은 "이유를 불문하고 부적절한 표현이 기재된 내용을 의원실에 제출한 것을 저도 굉장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해야 했다.
자료제출을 적극적으로 검토하라는 정희수 기재위원장의 지시에도 불구하고 임 청장은 "그 회사는 조사진행 중인 상황으로 관련 내용을 제출한다는 것은 법에 의해서도 현실적으로도 불가능하다"고 곤혹스러워했고, 야당의원들은 본격적으로 날을 세우기 시작했다.
박 의원은 임환수 국세청장을 향해 "지난 5월 이마트 세무조사에서 신세계 전직 임직원 명의 차명주식 1000억원이 발견돼 관련 자료를 요청했지만 국세청이 거부하고 있다"며 "해당 자료를 제출받지 못하면 질의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국세청이 재벌과 완전히 유착돼 있다"며 "국세청이 '재벌비호청'이냐. 주지 않는 대부분 자료는 재벌관련 자료"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김영록 의원은 더 나아가 "국세청장이 자료제출을 거부, 특히 비위사실에 대한 자료제출을 거부하는 것은 실정법 위반"이라며 "이부분에 대해서는 우리 위원회의 이름으로 고발해서 법원의 판단을 받아봐야한다"고 거들었다.
여야 공방이 길어지면서 결국 임 청장은 "요구한 자료가 어떤 것인지 우리 세법이나 기본법상 제공할 수 있는 것인지 확인하겠다. 2006년도 감사원에서 지적받은 내용도 개별기업 개인정보를 삭제하고 제출하도록 하겠다"며 한 발 물러나야 했다.
하지만 만족스러운 자료를 끝내 받아들지 못한 야당 의원들은 오후 국감 내내 국세청을 향해 '재벌비호'와 '세경유착'을 주장하며 임 청장을 압박했다. 지리한 공방을 이어진 끝에 기재위는 오후 9시쯤 이튿날 있을 서울지방국세청 국정감사에서 신세계 차명주식 관련 '2차대전'을 예고하며 산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