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의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장에 조은 동국대 명예교수가 선임됐다. 비주류의 반대를 넘어 우여곡절 끝에 위원장이 된 조 명예교수는 향후 '현역의원 20% 물갈이' 작업 등을 지휘하게 된다.
새정치연합은 16일 오전 국회에서 당 확대간부회의 직전 비공개 최고위를 열고 조 명예교수를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장에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문재인 대표는 확대간부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조 명예교수는 훌륭한 분이어서 우리당에 모신 것"이라며 "당 사정이 혼란스러운 면이 있어서 부담이었을 것인데 (위원장직을) 맡아줘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조 명예교수는 당초 지난달 23일 위원장에 내정된 인사다. 이달 초쯤에는 선임될 것으로 관측됐으나 비주류측이 반발하며 인선이 미뤄져왔다. 비주류는 조 명예교수가 한명숙 대표 체제의 민주통합당 당시 공천심사위원으로 활동한 경력을 문제삼았다. 특정계파에 유리한 인사를 인선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이후 비주류가 이만열 전 국사편찬위원장, 재야원로인 김상근 목사를 새 후보로 제시하면서 조 명예교수는 후순위로 밀리는 모양새였다. 하지만 이만열 전 위원장이 "역사 교과서 문제가 쟁점이 된 상황에서 위원장직을 받기에는 부담된다"고 고사를 하고 나서고 김상근 목사도 건강상의 이유로 물러섬에 따라 조 명예교수는 타의로 단독 후보가 됐다.
이같은 상황에 조 명예교수도 마음이 상해 위원장직에 미련을 두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주류 중진의원은 "처음에 제안이 왔을 때 하는 것도 아니고 한 번 물렸다가 다시 해달라고 말하는 셈인데 그걸 조 명예교수가 받겠느냐"고 말했다.
후보자풀이 쪼그라들고,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이슈까지 터지면서 선출직공직자평가위에 대한 논의는 당내에서도 '2순위'로 물렸다. 당 혁신위원회는 해산을 연기하면서 "10월16일까지는 선출직공직자평가위의 시행 세칙을 의결하라"고 당 지도부를 압박했다.
지도부는 결국 조 명예교수에 대한 삼고초려에 나섰다. 문 대표는 "조 명예교수가 (자신을 흠집내는) 보도를 보면서 '이런 상황에서 제대로 역할 할 수 있을 것인가' 회의를 하셨을 것"이라며 "다행히 당내 여성의원들이 조 명예교수가 (위원장직을) 맡게 설득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조 명예교수 선임이 마냥 순탄했던 것은 아니어서 향후 계파갈등의 뇌관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이종걸 원내대표 등 비주류 인사들은 "반드시 오늘 인선해야 하는가"라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문 대표가 중국을 방문 중인 주승용 최고위원과도 인선과 관련해 통화를 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어쨌든 주 최고위원도 부재 중인 상황이었다.
문 대표의 경우 "인사를 하기가 이렇게 어려워서야 정당이 활발하게 운영되기 어렵다"며 "좋은 분들을 모셔도 당내 일각과 언론에서 친노라던지 이런식으로 흠집부터 입히려고 하면 누가 그 일을 하고 싶겠는가"라고 비주류를 비판하기도 했다.
조 명예교수는 위원회 구성이 완료된 이후 현역의원 평가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위원회는 위원장 포함 9~15인(100% 외부인사)로 구성된다. 현역의원들의 여론조사, 의정활동, 선거기여도, 지역구활동 결과 등을 심사해 공천 탈락 대상인 하위 20% 인사들을 걸러낸다.
전병헌 최고위원은 "(위원회 활동은) 오픈프라이머리를 시행하지 않는다는 전제 아래 진행된다"이라며 "오픈프라이머리가 시행되면 (위원회 심사 결과는) 참고사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