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재정의 덫, 사회복지예산…인건비 빼면 남는게 없어

박용규 기자
2015.10.29 05:53

[the300][런치리포트-위기의 지방재정③]사회복지예산 비중 50% 넘는 지자체 48개

[편집자주] 올해는 민선 지방자치가 전면 시행된지 20년이 되는 해다. 1995년 처음으로 시·도지사와 시장·군수·구청장을 주민 직선으로 뽑은 10월 29일을 '지방자치의 날'로 기념한다. 행정자치부에 따르면 지난 20년 동안 지자체의 사회복지예산 비중이 3.7배 가량 늘었고 여성 지방의원은 4.8배 증가하는 등 복지·안전 관련 주민생활 지표는 크게 개선됐다. 하지만 지방재정 자립도는 시행 첫해 63.5%에서 지난해 50.3%로 13.2% 감소, 중앙정부에 대한 재정의존이 심화되는 등 과제가 적지 않다. 머니투데이 'the300'은 만성적자에 헤어나지 못하는 지방재정의 문제점을 진단했다.

민선 지방자치가 전면 실시된지 20년이 됐지만 지방재정 상황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고령화와 보육 관련 예산 확대 등 국가 차원의 사회복지예산 증가가 지방재정 악화의 주요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사회복지예산은 '지방사무' 성격을 띠고 있어 대체로 국고보조와 지자체 예산이 합해져 집행된다. 지자체 세출 증가율보다 사회복지예산부분 세출증가율이 더 빠르다. 2008년 이후 지자체 세출증가율은 연평균 4.6%증가에 그쳤지만 사회복지지출은 10.7% 증가했다. 지자체로서는 지방세수입 등 돈 들어올 주머니는 뻔한데 지출만 늘고있다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대목이다.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김장실 새누리당 의원이 지난 28일 정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전국 지자체 가운데 전체 예산 대비 사회복지예산 비율이 50%가 넘는 지자체가 48곳에 달한다.

사회복지예산 비율이 가장 높은 지자체는 광주광역시 북구였다. 2015년 전체 4683억원의 예산 중 3284억원이 사회복지예산이었다. 광주 북구 공무원 인건비 517억원을 제외하면 광주 북구가 자체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금액은 882억원에 불과하다. 사회복지예산 비중이 이처럼 높다보니 다른 사업에 사용할 예산액은 미미한 수준이다. 재난안전사업에는 12억8000만원, 산업 및 중소기업 사업에는 15억원이 사용됐다.

같은 광주광역시 내 다른 자치구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광주광역시 동구의 경우 전체예산에서 사회복지예산과 인건비를 제외하면 643억원이 남는다. 액수는 광주 북구가 더 많지만 광주 동구에 비해 인구가 4배나 많다. 사회복지를 제외한 행정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광주 북구는 1인당 19만7000여원을, 광주 동구는 64만원을 사용하는 셈이다.

이런 사정은 비단 광주시만의 문제가 아니다. 사회복지예산 비중이 50%가 넘는 48곳 모두 광역시 내 자치구이다.

이에 대해 국회 예산정책처 관계자는 "지속적인 사회복지예산 증가가 중장기적으로 지방재정의 발목을 잡게 될 것"이라며 "2025년이 되면 지방예산대비 사회복지 비중이 올해 31%에서 48%까지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현행 사회복지예산 추진방식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김장실 의원은 "사회복지사업을 현장에서 직접 수행하는 지자체가 해당 예산으로 고통받아서는 안된다"면서 "특히 국고보조금 사업 중 법정 의무 지출분 조정 등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임성일 지방행정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난 27일 국회에서 열린 '복지사업과 지방재정 토론회'에서 "적정 보조율 이하의 재정지원, 단기에 이뤄지는 급격한 사업 확대, 예산조절이 불가능한 부담 방식 등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임 연구위원은 △국고보조사업의 독립적 심의기구 설치 △기준 보조율 법제화 △지방재정영향평가 실시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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