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 국정 교과서 정국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여·야 간 감정싸움도 격화되고 있다. 여당은 '종북'이라는 키워드로 야당을 자극하고 있고, 야당 역시 격한 단어로 여당을 비난하며 국회 내 감정의 골을 더욱 깊게 만들었다.
새누리당의 포문은 원유철 원내대표가 열었다. 그는 2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을 향해 "북한의 남남갈등 전술에 가장 큰 도움을 주고 있는 곳은 다름 아닌 제1야당 새정치민주연합"이라고 비판했다.
원 원내대표는 "북한 통일전선부와 정찰총국 등 대남 공작기관이 역사교과서 관련 반대 투쟁과 선동전을 전개하도록 하는 지령문을 보냈다고 한다"며 "새정치민주연합이 장외투쟁 강도와 발언 수위를 점점 높여가면서 무속인이니 똥인지 된장인지 하는 거친 막말로 대통령 모독하는 말을 서슴없이 하고 있다"고 비난을 이어갔다.
그는 "야당 스스로에게도 민생에도 도움 안되는 투쟁으로 남남갈등을 지켜보는 북한만 즐겁게 하고 있다. 아직 한페이지도 써내려가지 않은 교과서에 대해 친일독재 프레임을 씌워 국민을 속이고 분열 시켜선 결코 안된다"며 "야당은 즉시 장외 투쟁 중단하고 민생안정과 경제 살리기 위한 양당 3+3 회동에 즉각 응해달라"고 촉구했다.
최근 역사 교과서 TF(테스크포스) 사무실을 항의 방문한 새정치연합 의원들을 '화적떼'라고 불러 구설수에 올랐던 서청원 최고위원은 이날도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그는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에 대해 북한 연계설을 제기했고 사법당국의 수사를 촉구하기도 해 향후 논란을 예고했다.
서 최고위원은 "북한이 대남공작 기관을 통해 국내 친북 단체와 개인들에 국정화 반대 총궐기 투쟁을 하라고 지시까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사법당국이 이 문제를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북한의 지령이 사실인지 여부를 가려내야 하고 사실이라면 이 단체들과 개인이 누구며 역사교과서 문제가 불거진 이후 단체와 개인이 어떤 행동을 했는지 사법당국의 수사가 있어야 한다"고 발언의 수위를 높였다.
새정치민주연합도 여당의 비난에 대해 맞불을 놨다. 특히 서청원 최고위원의 '화적떼' 발언에 이어 이정현 최고위원이 국회 예산결산특위에서 "국정화 반대하는 사람들은 적화 통일을 준비하는 사람들"이라고 말했던 것에 대해 집중 포화가 쏟아졌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서 최고위원과 이 최고위원의 발언을 문제삼으며 "일부 새누리당 의원들은 교과서 국정화를 주장하기 전에 '두뇌 정상화'가 시급해 보인다"며 "그렇다면 (국정 교과서 반대하는) 여당 출신인 정의화 국회의장, 유승민 정두언 의원과 남경필 지사는 어떻게 되는 것인가. 그분들을 공안당국에 신고해서 포상금이라도 받으려는 것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새누리당 일부를 보면 정상 판단을 가진분들인지 의문이 든다"며 "그냥 친박이 아니라 친박실성파라 부르고 싶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김성주 정책위 수석부의장은 "이 원내대표가 '친박실성파'라고 했는데 저는 '친박칠성파'로 들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야당 예결위 간사인 안민석 의원의 경우 여당의 이정현 최고위원을 향해 "적화통일 세력 운운했는데 다수의 역사 전공자, 교사들, 국민들과 전문가들을 향해 이런말 운운할수 있는지 개탄할 수밖에 없다"며 "거기다 여당 최고위원의 발언이다. 이런 인식이 여당 내에서 기본적 이데올로기 아닌가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춘석 원내수석부대표는 "여당은 국정 교과서에 대해 집필도 안 됐는데 왜 비판하냐고 하는데 음주운전 적발했더니 왜 사고도 안 냈는데 단속하냐고 하는 것과 같다"며 "음주운전하면 사고가 날 수밖에 없다. 새누리당은 차 멈추고 갓길에 차를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