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통령, YS조문…代 이은 기구한 연 '훌훌'

오세중 기자
2015.11.23 16:32

[the300]YS-박정희, 박근혜-김현철… 탄압·공천탈락 등 '불편', 당선뒤 전화 이어 조문

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 이틀째인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에 故 김영삼 전 대통영 국가장 분향소가 설치되고 있다. 문민시대를 열었던 김 전 대통령은 22일 오전 0시 22분 패혈증과 급성심부전으로 서울대병원에서 서거했다. /사진=뉴스1

22일 새벽 서거한 김영삼(YS) 전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은 대(代)를 이은 '기구한 인연'을 맺어왔다.

민주화 운동을 끌던 김 전 대통령은 유신 체제의 박정희 전 대통령과 날을 세우며 군정연장 반대집회와 가두시위를 하다 포고령 위반으로 서대문 형무소에 수감되는 등 고초를 겪었다.

1969년에는 박정희 정부의 3선 개헌 반대 투쟁을 주도하다 주택 근처에서 초산 테러를 당했고, 1972년에는 10월에는 방미 중 '유신 선포'를 듣고 귀국했으나 가택연금을 당했다.

이후에도 김대중 납치 사건 등에 대해 박정희 정부의 테러행위를 강력 규탄했고, 1974년 최연소로 신민당 총재에 취임해서는 반유신운동을 주도하며 박정희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다 국회 의정사상 처음으로 국회의원직에서 제명되는 수모도 겪었다.

김 전 대통령의 박정희 정권에 대한 비판은 그 딸인 박근혜 대통령까지 어어졌다.

2007년 YS는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을 공개 지지했다. 김 전 대통령은 박정희 전 대통령을 '독재자'로 박 대통령을 '독재자의 딸'로 지칭하는데 서슴치 않았다.

또 대선을 앞두고도 박 대통령을 비하하는 발언을 하는 등 박정희 전 대통령과의 '앙금'이 남아 있음을 보여줬다.

김 전 대통령은 2012년 7월 당시 대선을 앞두고 상도동 자택을 김문수 전 경기지사에게 당시 새누리당 대선 경선 후보였던 박 대통령에 대해 "사자가 아니다. 아주 칠푼이야", "박근혜는 별 것 아닐 것"이라는 발언을 해 논란을 빚었다.

같은 달 임태희 후보를 만난 자리에서도 "유신시대 퍼스트 레이디로 사실상 '유신의 2인자' 역할을 했던 박 후보가 대통령, 즉 국가 지도자가 되고자 하는 것은 결격 사유가 있는 것"이라고 직접적으로 비난했다.

심지어 평소 사석에서는 "18년 독재자의 딸이 또 대통령을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역사의 흐름에 아주 맞지 않는다"는 말을 자주 한 것으로 알려졌다.

YS의 이 같은 '앙금'은 단순히 박정희 시대에 겪은 수모와 고초뿐 아니라 차남인 현철씨와 엮여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 전 대통령의 아들인 현철씨는 2012년 4월11일 총선에서 경남 거제 공천을 받으려 했지만 탈락했다. 이후 현철씨는 새누리당 싱크탱크인 여의도 연구소 부소장직을 사퇴하는 것은 물론 새누리당에서 탈당했다.

그러면서 현철씨는 "(박정희 정권) 선대로부터 이어져 내려온 무자비한 정치 보복이자 테러"라고 주장했다. 당시 박 대통령은 새누리당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당을 이끌었기 때문에 현철씨의 공천탈락에 대해 섭섭함이 김 전 대통령의 구원(舊怨)을 키웠다는 얘기도 있다.

이같이 대를 이어 오던 '기구한 인연'은 박 대통령의 당선 후 다소 화해 모드로 바뀌었다.

박 대통령은 2012년 대통령 당선 직후 김 전 대통령에게 "여러가지로 격려하고 성원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를 건넸고, 김 전 대통령은 당선을 축하하며 "국내외적으로 중요한 시기에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하시길 바란다"고 화답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영면에 든 김 전 대통령의 빈소를 찾아 향으로써 김 전대통령과의 '화해'를 마무리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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