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전! 4·13]'용산 3선' 진영에 강용석 도전…치열한 예선전

박소연 기자
2016.01.25 05:50

[the300]강용석 출마로 본선보다 치열한 예선 예고…'3선 연륜' vs '변화 열망' 민심 촉각

서울 용산구에서는 3선 현역의원인 진영 새누리당 의원에 도전할 마땅한 대항마가 야권에서 나타나지 않아 최근까지도 관심 지역구로 거론되지 않았다.

그러나 강용석 전 의원이 용산에 출마 의지를 밝히면서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해 용산구청장 선거에서 5%p 차이로 고배를 마신 황춘자 도시컨텐츠연구소 대표도 도전장을 내밀며 본선보다 치열한 예선전이 예상된다.

◇'용산 3선' 진영에 강용석 출사표…비박 vs 친박? 판세 '요동'

서울의 중심에 위치한 용산구는 '강북 속 새누리당 텃밭'으로 불릴 만큼 새누리당이 안정적인 지지 기반을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진보·보수 성향을 가리기 어려운 이중적 성향을 띤다. 한남동·이태원동·이촌동 등 부촌과 쪽방촌이 동시에 존재해 빈부격차가 크다.

일례로 전국지방동시선거에서 2010과 2014년 연속 더불어민주당의 성장현 후보가 용산구청장으로 당선됐다. 반면 2011년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는 당시 무소속 박원순(현 서울시장) 후보에 맞서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한 나경원 후보 지지율이 강남 3구 중 하나인 송파구보다도 높게 나타났다.

역대 용산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여야 후보가 박빙의 승부를 보였다. 새누리당 진영 의원은 16대 총선에서 당시 설송웅 새천년민주당 후보에게 113표차(0.12%p)로 패했다. 진 의원은 이후 내리 3선에 성공했지만 18대 때를 제외하곤 평균 11:9의 표차로 신승을 거뒀다.

전통적인 여권 텃밭인 강남과 달리 까다로운 용산구에서 3선에 성공한 '터줏대감' 진 의원을 대신할 후보는 여당 내에서도 마땅치 않다는 게 중론이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성장현 구청장이 이번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데다 용산구 지역위원장마저 공석인 상황. 19대 총선에서 진영 의원과 맞섰던 전 용산 지역위원장 조순용 후보도 출마하지 않았다. 그러나 강용석 전 새누리당 의원 용산 출마설이 나오며 판세가 요동쳤다.

지난해 12월 여권 핵심부에서 강 전 의원을 용산구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들이 나왔다. 강 전 의원은 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마포구을에 당선됐지만 2010년 '여성 아나운서 비하 발언'으로 당에서 제명됐다. 강 전 의원은 최근 한 여성블로거와의 불륜설도 제기돼 구설에 오른 바 있다.

그러나 이는 '진박(眞朴)'에서 '비박(非朴)계'로 입지가 바뀐 진영 의원의 상황과 오버랩되며 설득력을 얻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부위원장에서 초대 보건복지부 장관까지 '진박'의 면모를 과시한 진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의 기초연금 공약 파기에 반기를 들고 6개월만에 장관직에서 사퇴했다.

진 의원은 박 대통령이 대선 당시 65세 이상 모두에게 월 20만원을 지급하겠다는 공약을 65세 이상 고령층 중 소득하위 70%에게 월 10~20만원을 지급하는 것으로 수정하자 "장관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며 직을 내려놓았다. 진 의원의 '소신' 행보는 찬사를 받기도 했지만 일부 새누리당 지지자들과 친박계에서는 '항명', '배신'으로 비춰지기도 했다.

◇강용석, 출마여부가 최대 관심사…공천 가능성 의견 갈려

현재 용산구 총선 초미의 관심사는 강용석 전 의원의 출마 여부다. 진 의원뿐 아니라 새누리당의 또 다른 유력 후보인 황춘자 후보측도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바 있는 강 전 의원의 새누리당 공천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지만 그의 높은 인지도를 마냥 무시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실제 강 전 의원은 용산지역 출마를 공식화하고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지난해 12월13일부터 자신의 블로그에 용산지역 맛집 소개글을 올리던 그는 같은 달 15일 블로그에 자신이 출연한 뉴스 영상을 첨부하고 "언젠가 제대로 출마의 변을 밝힐 것"이라며 출마를 간접적으로 시인했다.

이후 강 전 의원은 용산 모처에 사무실을 꾸리고 본격적으로 총선 준비를 하고 있다. 아직 예비후보로 등록하지 않았기 때문에 정식 명함은 없지만 용산지역 거리에서 주민들과 만나 선거운동을 하는 모습이 자주 포착됐다. 지난 22일엔 국회 앞에서 경제활성화법 통과를 주장하며 1인 시위를 벌였다.

강 전 의원의 용산 출마설에 새누리당 서울시당위원장인 김용태 의원이 이달 초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해 자숙해야 한다"며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복당 불가' 입장을 밝혔지만 강 전 의원측은 자신만만하다. 제명된 지 5년이 지났기 떄문에 '복당'이 아닌 '입당'이며, 당헌당규에 따르면 강 전 의원의 입당을 막을 방법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강 전 의원은 오는 2월쯤 공천을 신청하는 동시에 입당 원서를 제출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강 전 의원이 입당에 성공한다고 해도 수차례 구설에 오른 그를 공천하는 것을 두고는 당내에서도 적지 않은 반발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3선 연륜' vs '변화 열망', 용산 민심 향방 촉각

진영 의원측은 강 전 의원이 경쟁자로 거론되는 것조차 불쾌하다는 입장이다. 강 전 의원은 입당이나 예비후보 등록 등 자격요건도 돼있지 않기에 그의 총선 출마 자체를 공식화하지 않고 있다. 또한 강 전 의원의 대중적 인지도가 표심으로는 연결되지 않으리라고 보고 있다.

진영 의원측은 무난한 4선을 자신하고 있지만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는 변화에 대한 열망도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용산국제업무지구가 10년째 방치되고 있고 보광동과 청파동 등 노후한 주택이 주민 안전을 위협하는 등 지역 현안도 산적해 있다.

지난 용산구청장 선거에서 석패한 황춘자 후보와 강 전 의원 모두 용산구민의 '변화 열망'에 호소하며 자신을 새 인물로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황 후보는 여군 하사관 출신으로 공기업 최초 여성 임원에 오른 이력을 내세워 세몰이에 나서고 있다. 그는 출마의 변을 통해 "방치되고 있는 국제업무지구와 노후된 철도시설, 안전을 위협받는 주거환경 등은 용산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비판했다.

황 후보는 2014년 지방선거에서 패한 후 도시컨텐츠연구소를 설립해 지역발전 전략을 고민해왔다. 황 후보는 국립중앙박물관과 이태원, 전쟁기념관, 전자상가 등을 활용해 미팅과 관광, 회의, 전시 등 국제교류와 소비가 한자리에서 해결되는 마이스(MICE) 산업도시로 키우는 방안을 공약에 담을 계획이다.

강 전 의원은 '젊음'과 '추진력'을 강점으로 내세우며 선거운동에 나서고 있다. '여성 아나운서 비하 발언'으로 19대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마포구을에 출마했으나 3.9% 득표율에 그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썰전' 등 예능프로그램에서 높인 인지도와 인기를 활용하면 승산이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실제 용산구가 변화를 받아들일지에 대해서는 여러 시각이 엇갈린다. 용산은 한 지역에서 오래 산 주민이 많아 지역커뮤니티가 강하고 보수적인 성향이 강하다. 소위 '낙하산' 인물을 안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강용석 용산 출마설에 지역주민 일각에서 "자존심 상한다"는 의견이 나온 것도 그 때문이다.

최근 야당이 혁신, 개혁 경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새누리당이 여러 위험과 역풍을 감수하면서까지 강 전 의원을 공천하긴 어려울 거란 분석도 나온다. 친박계 일각에서 강 전 의원 카드를 아이디어 차원에서 내놨지만 당내 반발기류를 이기지 못하고 접었다는 설도 제기된다. 강 전 의원이 입당 절차를 정식으로 밟을 때까지 용산의 판세는 쉽사리 예측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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