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버스터는 의회에서 다수파의 독주를 막기 위해 소수파가 합법적으로 의사진행을 방해하는 것을 말한다. 발언이나 토론 시간을 오래 끌어 법안 처리를 막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1854년 미국 상원에서 캔자스, 네브래스카주를 신설하는 법안을 저지하기 위해 반대파 의원이 의사진행을 방해하면서부터 필리버스터라는 용어가 의회에 등장했다. 미 상원 스트롬 서먼드 의원은 1957년 민권법 저지를 위해 24시간18분 동안 발언해 미 의회 사상 최장 연설기록으로 남았다.
국내에서는 발언시간 제한 규정이 없던 1964년 4월20일 당시 6대 국회의원이던 김대중 전 대통령이, "박정희 정부가 비밀회담으로 일본 비자금 1억3000만달러를 받았다"고 폭로한 김준연 의원의 구속동의안 국회통과를 막기 위해 5시간 19분 동안 쉬지 않고 연설했다. 구속동의안은 회기를 넘기면서 처리가 무산됐다.
국내 최장 필리버스터 기록은 박한상 신민당 의원의 10시간15분이다. 1969년 8월2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3선 개헌 저지를 위해 반대토론을 했다. 하지만 개헌안 저지에 성공하지는 못했다.
현행 국회법은 위원회에서만 발언의 횟수와 시간에 제한을 두지 않고 있다. 본회의 발언은 2회 15분으로 제한된다. 1973년 본회의 발언을 최대 45분으로 제한하기 시작해 1993년 45분에서 30분으로, 1994년 다시 그 절반으로 줄였다. 현재 의사진행발언이나 신상발언 및 보충발언은 5분을, 다른 의원의 발언에 대한 반론발언은 3분을 초과할 수 없다. 교섭단체대표연설도 40분을 넘으면 안 된다.
다만 재적의원 3분의 1 이상이 서명한 요구서를 국회의장에게 제출할 경우 본회의에서 필리버스터를 할 수 있다. 2012년 5월2일 18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국회선진화법이 통과되면서 필리버스터가 부활했다. 더불어민주당은 23일 테러방지법 본회의 통과를 막기 위해 소속 의원들의 서명을 받아 필리버스터 요구서를 국회 의사국에 제출했다. 필리버스터가 신청된 것은 국회선진화법 이후 처음이다.